"여기만 오면 40년 젊어진다".
지난 2일 광주 치평동 자생한방병원 10층 오브더파티 상무본점에서 '타이거즈 레전드' 2016 송년회가 있었다. 타이거즈 10번 우승의 주역들이 매년 12월 한 차례 모여 추억을 되새기겨 우의를 다지는 자리이다. 올해로 벌써 10년째이다. 서로 안부를 물으며 추억의 이야기꽃을 피웠고 밤 10시가 넘을때까지 자리가 이어졌다.
이날은 가장 많은 전설들이 모였다. 김응룡 감독을 비롯해 김준환, 김성한, 송일섭, 이순철, 장채근, 김정수 등 기라성 같은 전설들이 함께 자리했다. 선수들의 체력운동과 치료에 도움을 주었던 임채준 박사, 김응식 전 조선대 교수를 비롯해 이상국 전 단장, 최윤범 전 단장도 모처럼 참석했다. 막내급들인 이대진 김상훈 최희섭 장성호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봉연 선동렬 이종범 한대화 등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스타 뿐만 아니라 무명으로 활약했던 이들도 한 자리에 모여 옛 추억을 나누었다. 90년대 중반까지 활약했고 목포에서 사업에 성공한 구한성 한성 ELecs 대표는 "타이거즈 출신이라는 것 자체가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선수시절은 무서워 감독님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이런 자리에 오니 편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관심은 최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에 당선된 김응룡 회장에게 쏠렸다. 치열했던 선거에서 열세를 딛고 역전으로 회장에 당선되는 개가를 올렸다. 김응룡 회장은 제자들이 "감독님"이라고 말하면 "나 이제부터 감독아냐, 회장이야"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김 회장은 단상에 올라 "항상 레전드 모임에 오면 한 30년, 40년은 젊어지는 것 같다. 타이거즈의 영광을 함께 했던 친구들을 보면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KIA 타이거즈도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 다시 타이거즈 시대를 만들기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아마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는 레전드들은 김응룡 회장과 현 아마야구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진솔하게 말하는 자리도 있었다. 아마야구의 개혁을 추진하려는 김회장에게는 귀중한 자리였다. 김회장은 "선거라는 것을 처음으로 치렀는데 야구인들이 똘똘 뭉쳐 어려운 것은 해냈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했다.
한편 레전드들은 현장에서 병상에 있는 차영화 코치 돕기 모금을 실시해 아들 차정구 심판에게 전달했다. 타이거즈 레전드 모임은 올해까지 2년동안 회장으로 이끌었던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물러나자 장채근 홍익대 감독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장 회장은 "타이거즈 레전드 모임을 더욱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유석 총무는 유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