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외국인 선수 래리 고든이 교체 위기를 직감한 가운데 불태운 마지막 불꽃일까.
kt는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79-84로 패하며 시즌 7연패에 빠졌다. 시즌 2승14패.
하지만 이날 kt는 경기를 홀로 책임진 외국인 선수 래리 고든의 각성을 확인했다. 고든은 이날 27점(3점슛 6개)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kt는 허버트 힐이 종아리 부상으로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고든 혼자서 경기를 책임져야 했다. 아울러 고든 입장에선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이날 kt가 지난 시즌 LG에서 활약했던 단신 외국인 선수 맷 볼딘을 가승인 신청하면서 고든에게 퇴출에 대한 신호를 간접적으로 보냈다.
kt 조동현 감독은 "일단 볼딘을 가승인 신청해 몸 상태를 살펴볼 것이다"고 말했지만, 고든은 교체 위기를 직감한 것일까. 이날 고든은 외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이전 경기들의 답답한 경기력을 말끔히 씻어냈다.
고든은 이날 팀의 첫 득점을 중거리 슛으로 기록하며 출발이 산뜻했다. 이후 고든의 몸놀림을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골밑에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이재도와 박상오를 이용한 컷인 플레이와 2대2 플레이의 움직임이 좋았다.
특히 이날 고든은 조동현 감독이 그동안 기대했던 외곽슛을 연신 림에 꽂아넣었다. 3점 라인 밖에서 손 끝의 감각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날 고든의 외곽포는 절정에 달했다. 고든은 3쿼터에 속공 상황에서도 자신 앞에 수비가 없자 3점포를 던졌고 골망을 깨끗하게 갈랐다.
수비 매치업은 자연스레 골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 애런 헤인즈와 최진수, 이승현이 버틴 골밑을 홀로 버텼다. 어쩔 수 없는 골밑의 열세였지만 고든은 고든 나름대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러나 고든은 체력이 모두 소진됐을까. 경기의 분수령이었던 4쿼터에 별 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공격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결국 팀은 7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고든의 각성은 이날 경기 패배와 별개로 또 다른 수확이었다. 이날 고든의 활약이 조동현 감독의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jhra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