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블레이클리(28, 모비스)가 빠진 모비스가 신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울산 모비스는 2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인천 전자랜드에게 74-106으로 대패했다. 모비스는 2012년 12월 26일부터 이어졌던 인천 원정 11연승이 좌절됐다. 3연패에 빠진 모비스(5승 9패)는 LG와 공동 7위로 하락했다.
모비스가 불리한 경기였다. 모비스와 2주 재계약을 맺은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규정에 따라 전자랜드전에 나설 수 없었다. 찰스 로드 혼자 뛰는 모비스가 더 불리한 경기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외국선수 한 명이 더 뛰는 상황을 오히려 경계했다. 유 감독은 “외국선수 한 명이 더 뛴다고 쉽게 갈 수 없다. 골밑이 약점같이 보여 거기만 공략하다간 우리 플레이를 못한다. 선수들이 급해질 수 있다”며 방심을 주의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 역시 “외국선수가 한 명 적지만 수비는 오히려 나아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커스버트 빅터는 평균 득점이 9.1점으로 전체 39위다. 국내선수보다도 득점이 적다는 핀잔을 듣고 있다. 빅터가 실력발휘를 해줘야 했다. 유도훈 감독은 “빅터가 중요한 수비와 리바운드는 해준다. 외국선수 이현호다. 다만 공격시도도 많이 하길 바란다. 위급할 때는 넣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도훈 감독은 빅터를 선발센터로 기용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외국선수 한 명의 공백은 상상이상이었다. 특히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2쿼터에 차이가 벌어졌다. 제임스 켈리는 2쿼터에만 덩크슛 네 방 포함, 18점을 몰아쳤다. 화가 나나 찰스 로드가 이성을 잃으며 분위기가 급격하게 전자랜드로 기울었다. 결국 모비스는 전반전 27-61로 34점을 뒤졌다.
1997년 출범한 KBL 역사상 전반전에 34점을 진 팀은 모비스가 유일하다. 종전 전반전 최다점수 차 기록은 32점이었다. 외국선수가 한 명 빠진 모비스는 불명예 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관중석에서 블레이클리, 네이트 밀러, 양동근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팀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모비스는 후반전에도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다. 정효근(19점, 7리바운드, 4스틸)은 덩크슛을 두 방이나 꽂으며 모비스 골밑을 유린했다.
유재학 감독은 “블레이클리로 가려고 해도 (우선권에서 밀려) 선택권이 없다. 네이트 밀러의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2주 후 상황을 알 수 없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모비스 입장에서 우선 블레이클리로 남은 기간을 최대한 버티고, 또 다른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답이 없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