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전략, 흥국생명 2R 전승 막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2 18: 31

“모든 사람들이 흥국생명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승리에 대한 부담이 없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2일 인천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앞두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흥국생명의 전력이 우위고 최근 연승의 기운을 타고 있는 만큼 객관적인 분위기에서는 밀린다는 뜻이었다. 서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고, 한 세트만 따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거듭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속내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서 감독은 “흥국생명은 러브와 이재영 쌍포의 화력이 강하다. 블로킹이든 수비든 이 선수들의 성공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알레나를 러브와 붙여놓고 방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높이가 있는 알레나를 러브 앞에 끈질기게 붙여 한쪽 날개를 막아놓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서 감독의 이런 전략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알레나의 대활약과 맞물려 큰 성공을 거뒀다. 흥국생명의 2라운드 전승 도전도 무산됐다.

인삼공사는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세트만에 32점을 올린 알레나의 대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경기력만 놓고 고려하면 예상 외의 완승이었다. 알레나의 공·수 활약이 있었다.
알레나는 이날 컨디션이 좋았다. 몸이 가벼워 보였다. 공격에서는 50%가 넘는 성공률(52.38%)을 선보이며 33점을 올렸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큰 키를 앞세워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몫을 톡톡히 했다. 블로킹이나 유효 블로킹은 많지 않았지만 알레나와 맞붙은 흥국생명의 주포 러브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러브는 이날 1세트에서 7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이 29.17%에 머물렀다. 2세트에서도 4득점, 공격 성공률 33.33%에 머물렀다. 그러자 흥국생명은 3세트 들어 포메이션을 바꿔 러브와 알레나를 떼어놨다. 그러나 이재영마저도 부진해 좀처럼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공격은 물론 높이에서도 흥국생명 쌍포에 위협이 된 알레나의 존재감이 흥국생명의 연승 행진을 종결시켰다.
서남원 감독의 전략도 보기 좋게 맞아 떨어졌다. 서 감독은 "알레나가 연습하면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연습을 했는데 중요할 때 이재은 세터가 잘 활용했다. 러브, 이재영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려야 했는데 1,2세트에 잘 됐다. 3세트 오더를 써 내기 전에 상대가 바꿀 것 같더라. 일단 흐름이 우리 것이라 우리는 그냥 갔다. 어차피 플레이는 똑같고, 비디오 분석을 했던 것이라 상대 전위에 따라 준비를 하라고 주문했다. 대신 알레나 쪽 블로킹이 약해지니(러브가 아닌 이재영) 서로 장단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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