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을 탄 영화 ‘형’(감독 권수경)이 박스오피스 왕좌를 굳건히 지키며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 영화는 국가대표 유도선수인 동생 고두영(도경수 분)와 사기꾼 형 고두식(조정석 분)의 관계 회복을 그린 가족 코믹 영화다.
두영이 경기 도중 시신경 손상을 입게 되고, 전과 10범의 두식이 감옥에서 동생의 소식을 듣고 보호자라는 명목으로 풀려나 동거하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초반에는 티격태격 으르렁거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형제애가 번지는 이야기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마초남 기자 이화신을 소화한 조정석은, 남성적인 매력과 달리 철딱서니 없지만 동생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캐릭터로 분해 특유의 웃음과 섹시한 외모로 국내 여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눈빛부터 목소리, 손동작 등 디테일한 부분 하나까지 모두 동원해 열정을 쏟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영화가 흥행을 하게 된 이유는, ‘건축학개론’을 통해 납뜩이 캐릭터를 완성한 조정석의 코믹 연기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워낙 웃기는 연기에 도가 튼 까닭에 어색함 없이 물 흐르듯 극을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 엑소 출신 배우 도경수도 주인공으로서 극의 중심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나 시각장애인이 된 두영의 가슴 아픈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연기돌’로 등극한 그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두 남자의 브로맨스 케미스트리가 시너지 효과를 낸 데는 유달리 닮은꼴 외모도 큰 몫을 차지한다. 서글서글한 호감을 부르는 인상에, 동그랗게 큰 눈, 엄마 미소를 부르는 미소가 왠지 모르게 닮았다. 조정석과 도경수가 마주 보는 장면들은 두 배우의 연기 합이 빛이 났다.
이 영화에서처럼 서로의 연기력을 뽐내면서 그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조정석과 도경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한층 끈끈해진 연기 호흡을 입증했다. 15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가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형' 스틸 이미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