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강정호, MLB-KBO 징계도 유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2 09: 50

2017년 확실한 재기가 기대되던 강정호(29·피츠버그)가 음주운전 사고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향후 팀 징계는 물론 KBO(한국야구위원회) 차원에서의 징계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오전 강정호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물피도주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강정호는 2일 오전 2시48분 무렵 음주 상태에서 자신의 숙소인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로 귀가하던 중 사고를 냈다. 삼성역 네거리에서 앞선 차량과 가드레일을 연이어 받고 달아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당시 강정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 수준에 해당한다. 경찰은 피해자의 차량 블랙박스를 검토한 결과 동승자가 아닌 강정호가 운전자였음을 확인해 소환했다. 강정호는 오전 5시30분경 출석해 1시간 반 정도 조사를 받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상대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범죄에 해당한다. 20~30년 전에 비하면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고, 도덕적으로도 큰 지탄을 받고 있다. 음주운전을 한 공인들은 예외 없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한동안 자숙을 해야 했다. 강정호도 음주운전 꼬리표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당장 받을 징계부터가 걱정이다. 강정호는 우선 사무국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음주운전은 심각한 범죄로 인식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조항이 있다. MLB 사무국 측에서 출전 정지를 내릴 수도 있고, 구단 자체가 징계가 나올 수도 있다.
2011년 음주운전 사태로 물의를 일으켰던 추신수의 경우는 당시 음주운전과 관련된 MLB 사무국의 징계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출전 정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약물이나 마약에 비해 음주운전은 징계 규정이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음주운전 당시의 동영상이 생생하게 공개되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 후 MLB 사무국은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피츠버그 구단은 2일 이 사건과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KBO 차원에서의 징계도 관심거리다. 오승환의 전례가 있어서다. 오승환은 한신 시절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과 마카오에서 한도액 이상의 불법 도박을 벌여 약식기소됐고 KBO도 징계를 내렸다. 오승환은 KBO 리그에 복귀할 경우 정규시즌 50%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아직은 MLB에서 뛰고 있지만 KBO 리그 복귀시 반드시 이 징계를 이행해야 한다. 현재는 유예 상태인 셈이다. 
강정호도 음주운전 사태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역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KBO 리그 복귀시라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현재 KBO 리그에서 나온 음주운전 징계 수준의 출전 정지 처분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처분이 내려지면 결정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강정호도 징계를 받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3월 열릴 제4회 WBC 출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김인식 감독은 오승환의 미발탁 당시 ‘징계’ 미이행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큰 강정호 또한 같은 잣대가 적용될 공산이 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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