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못지않게 유능한 코치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각 분야 담당 코치들의 전문성이 높게 인정받은 요즘 프로야구에선 코치 영입에도 치열한 경쟁이 붙는다.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뒤 한 달이 흘러 각 구단들의 코치 영입전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려 4개팀에서 감독이 바뀌며 개각의 폭이 커졌다. 좋은 코치들이 시장에 여럿 나오면서 물밑에서 '모셔가기' 경쟁이 일어났고, 각 구단들의 희비도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통합 우승을 일궈낸 두산은 1일 4명의 코치를 추가로 영입했다. 넥센 수석코치로 활약한 이강철 코치, SK 투수코치로 몸담은 조웅천 코치의 합류가 눈에 띈다. 올해 한용덕 수석코치가 투수코치를 겸하며 투수파트 보강에 필요성을 느낀 두산은 이강철·조웅천 코치 영입으로 한숨을 돌렸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NC는 리그 최고의 작전주루코치로 꼽히는 김평호 코치 영입에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실패 이후 삼성에서 나온 김 코치를 여러 팀에서 탐냈지만 최종 승자는 NC였다. 에릭 테임즈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팀컬러 변화가 불가피한 NC는 김 코치표 발야구에 기대를 건다.
김한수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삼성도 SK에서 김상진 투수코치와 박진만 수비코치를 영입했다. 2012~2014년 삼성의 배터리코치로 활약한 일본인 세리자와 유지 코치도 복귀시켰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삼성 출신 정현욱과 강봉규로 새 코치로 선임하는 등 전체적으로 젊은 코치진 구성에 성공했다.
외국인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한 SK도 코치진 변화의 폭이 크다. 데이브 존 투수코치를 비롯해 최상덕 투수코치, 박계원 수비코치, 정수성 작전주루코치가 합류했다. 김진욱 감독 체제로 바뀐 kt 역시 이광길 수석코치, 김광림 타격코치, 김용국 수비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등을 영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조원우 감독이 유임된 롯데는 뚜렷한 선수 보강이 없지만 2명의 핵심 코치 영입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창단 때부터 17년을 몸담아온 SK를 떠난 김원형 투수코치가 수석코치까지 겸하며 조원우 감독을 보좌하고, kt에서 넘어온 김민재 수비코치에겐 롯데의 고질적 약점인 수비 강화 중책이 맡겨졌다.
KIA는 SK-한화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쇼다 고조 일본인 타격코치를 데려와 코치진의 무게를 더했다. 쇼다 코치가 KIA로 떠난 한화는 새로운 일본인 타격코치로 나카시마 테루시 코치를 영입했다. 그러나 나머지 1군 코치진 인선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김성근 감독 의중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2군 감독으로는 NC 잔류군 투수코치로 일한 최계훈 감독이 내정됐다.
장정석 신임 감독 체제로 바뀐 넥센은 떠난 코치들이 다수 있지만, 외부에서 경험 있는 코치 영입은 없었다. 전력분석팀장으로 일했던 김동우 배터리코치를 선임하는 등 무명 코치들로 자리를 채웠다. 양상문 감독 체제가 확고한 LG는 큰 변화 없이 내년 시즌도 기존 코칭스태프로 간다. /waw@osen.co.kr
[사진] 이강철-김평호-김원형-쇼다 코치 /NC·롯데·KI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