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부산행·터널·판도라', 2016년 키워드는 '재난'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12.01 10: 20

영화 '부산행'으로 시작해 '판도라'까지, 올해의 키워드는 단연 '재난'이 될 전망이다.
올해 첫 천만 축포를 쏘아올린 '부산행'부터 그 바통을 이어 받아 흥행에 성공한 영화 '터널', 그리고 오는 7일 개봉하는 '판도라' 등 유독 올해에만 재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것.
충무로에서 재난 영화는 꾸준히 등장하는 장르였다. 영화 '괴물'이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재난 영화의 성공을 알렸고 '해운대' 역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재난 영화의 흥행 공식을 구축했다.

이후 '부산행'을 제외하고선 천만을 넘긴 재난 영화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지만 영화 '감기', '타워' 등 충무로는 꾸준히 재난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올해처럼 한꺼번에 재난 영화들이 쏟아진 적은 드물었던 게 사실. 마침 또 '재난'과도 같은 시국과 맞물리며 2016년 키워드는 '재난'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키워드 재난에 딱 맞았던 작품은 '부산행'. 전국을 강타한 좀비 바이러스와 부산행 KTX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다룬 '부산행'은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된 좀비 장르로 성공을 만들어냈다.
할리우드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던 좀비물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 색다른 시도에 관객들은 열광했고 할리우드 못지 않은 비주얼과 특유의 한국 정서로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무너진 터널과 그 안에 갇힌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터널'도 흥행에 성공하며 여름 극장가를 장식했다. '터널'은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터널'은 터널이 무너졌다는 설정과 함께 이를 구조하기 위한 구조대의 노력, 하지만 겉치레만을 중요시 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쓴소리 등으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줬다.
또한 원맨쇼에 가까운 하정우의 연기 역시 흥행에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 터널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의 모습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 지루함을 없앴다는 평이다.
오는 7일에는 또 다른 재난 영화 '판도라'가 개봉 예정이다. 아직 관객들을 만나지 않았지만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기대감은 한껏 증폭되어 있는 상황이다.
'판도라'는 대한민국을 덮은 지진과 원전 폭발이라는 초유의 재난을 다룬 작품. '연가시'로 또 다른 재난 영화 지평을 연 박정우 감독의 신작이다.
약 4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한 만큼 완성도에 공을 들인 '판도라'는 실제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있어났으면 어떻게 됐을까 소름이 돋을 정도로 현실감 있는 재난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소시민들의 영웅적인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나라를 위해서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움직이는 평범한 우리네 모습은 재난 속에서 꽃핀 희망의 끈을 찾게 해주며 연말을 따뜻하게 장식할 수 있는 힘을 안기고 있다. / trio88@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