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명단 제외-포함, 부정행위자들의 씁쓸한 희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01 06: 27

부정행위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어느 쪽으로든 씁쓸함을 준다.
지난달 30일 KBO가 발표한 10개 구단 보류선수 명단에는 54명의 선수가 제외돼 있었다. 예년과 다른 점이라면 실력과 관계없이 방출된 선수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 삼성은 역대 통산 최다홀드(177개) 기록을 갖고 있는 안지만(33)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NC는 국가대표 출신 10승 투수 이태양(24)을 방출해 버렸다.
두 선수가 방출된 이유는 올 시즌 KBO리그를 떠들 석하게 만든 부정행위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외원정 불법도작 사건에 휘말린 안지만은 지난 7월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까지 발견돼 삼성 구단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앞서 이태양도 지난해 4차례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적발됐고, 언론에 공개되자마자 NC 구단은 이태양과 계약 해지를 서둘러 결정했다. KBO는 두 선수에 대해 참가활동 정지의 제재를 내렸다. 훈련과 경기 등 구단 활동에 일체 참여할 수 없으며 해당기간 보수도 받을 수 없다. 계약 해지에 대한 승인은 최종 법의 판결이 내려진 이후 결정된다.
안지만과 이태양이 보류선수 명단에도 제외된 건 더 이상 구단의 일원이 아니란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고, 야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의 두 선수가 다른 팀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승부조작 사실이 확인된 이태양의 경우 KBO 차원에 영구제명도 가능하다. 4년 전 LG 박현준과 김성현이 그렇게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KBO가 선언한 자진신고 기간에 승부조작 사실을 시인한 유창식은 KIA의 보류선수 명단 61명에 포함됐다. 유창식은 유일한 자진신고 선수로 KBO에선 약속대로 정상 참작을 고려하고 있다. KIA도 아직 유창식을 버리지 않았지만, 팬들의 여론이 어떻게 될지 변수다. 자숙의 시간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롯데도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났으나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이성민을 62명의 보류선수 명단에 넣었다. 선수 본인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믿고 기다리는 중이고, KBO도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혐의가 결국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중처벌을 면키 어렵다.
이외 승부조작은 무혐의로 밝혀졌지만 불법도박 사실이 있는 이재학(NC)과 불법도박 베팅 혐의를 인정한 진야곱(두산)은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KBO는 아직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영구제명 가능성은 없다. 구단들은 젊고 가능성 있는 두 선수와 함께하기로 했다. 불법도박 혐의를 부인 중인 안승민도 한화의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waw@osen.co.kr
[사진] 안지만-이태양-유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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