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손상’ 김광현 팔꿈치, SK 오프시즌 최대 화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1 06: 27

팔꿈치 인대 손상… 5일 정밀 검진 후 결정
수술 여부에 따라 전력 좌우, 구단 시선 집중
진심과 진심이 만난 계약이었다. SK는 에이스를 끌어안았고, 에이스는 두말없이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양자의 계약이 진정한 ‘해피엔딩’이 되려면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팔꿈치 상태다. 김광현(28·SK)의 팔꿈치가 SK 오프시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SK와 김광현은 지난 11월 29일 4년 총액 8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미 메이저리그(MLB) 에 대한 꿈을 밝혔던 김광현이지만 결과적으로 도전하지 않고 친정팀에 남은 셈이 됐다. 이유는 팔꿈치 상태였다. 2015년 중반 팔꿈치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걸렀던 김광현은 올해도 시즌 중반 팔꿈치 굴곡근에 문제가 드러나 한 달 이상 1군에서 제외됐다. MLB 구단들은 팔꿈치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현의 팔꿈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이는 역시 SK다. 원 소속구단이었던 까닭에 X-레이 필름 등 구체적인 검진 자료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보장 금액이 낮아졌다. SK의 한 관계자는 “선수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FA를 앞두고 부상을 당한 것이 불운했다”고 시인했다. 다만 수십억 원의 옵션을 챙겨주면서 절충안을 만들었다. 부상 없이 잘 던진다면 4년 총액 100억 원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 구단으로서는 팔꿈치 부상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동기부여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김광현 측도 팔꿈치 문제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광현 측의 한 관계자는 SK 외의 다른 구단과 접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직업적 윤리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팔꿈치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타 리그나 타 팀을 만나 흥정을 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광현 자신은 물론 에이전시에서도 같은 생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팔꿈치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돌려 말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런 김광현은 오는 5일 일본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팔꿈치 정밀 검진을 받는다. 현재 김광현은 팔꿈치 인대가 부분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에서는 수술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에서는 “FA 계약을 한 뒤 곧바로 수술을 한다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솔직히 두렵다”며 김광현이 받을 상처를 우려할 정도다. 만약 수술을 받는다면 2017년 시즌은 뛸 수 없다. 빨라도 2018년 복귀다. SK는 이 사태에 대비해 김광현의 연봉도 계단식으로 책정했다. 내년에는 9억 원이고 2018년은 14억 원, 나머지 2년은 15억 원을 받는다.
김광현은 올해 팔꿈치 부상 전후가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부상 전에는 리그 정상급 성적을 냈지만 부상 후에는 성적이 뚝 떨어졌다. 구속이 떨어졌음은 물론, 분당 회전수가 폭락했다. “보도된 것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하게 퍼졌던 이유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수술로 확실히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차피 김광현은 구단의 소중한 재산이고, 앞으로 던질 날이 많은 투수다. 어깨에 비하면 의학적으로 정복된 팔꿈치는 재기 성공률이 매우 높다.
다만 재활로 극복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검진 결과 손상이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다. 수술대에 오르고 싶어 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김광현은 어깨 부상 당시에도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해 성공적으로 재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팀을 위한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한 선수인 만큼 재활로 버텨보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선수 미래를 위해 올바른 방향인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김광현의 검진 결과에 따라 SK 선발 로테이션은 크게 달라진다. SK는 현재 메릴 켈리와 짝을 이룰 외국인 투수를 찾고 있다. 올해 크리스 세든, 브라울리오 라라가 연달아 실패를 맛본 SK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 확실한 선수를 데려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김광현이 정상적으로 합류한다면 선발진은 타 팀에 비해 밀릴 것이 없다. 그러나 김광현이 빠진다면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김광현의 팔꿈치에 많은 것이 달린 SK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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