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의 악몽을 완전히 떨쳐낼 준비를 하고 있는 강정호(29·피츠버그)가 2017년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3루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통계 분석이 나왔다.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1일(이하 한국시간) 포지션별로 적은 연봉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을 언급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나 판타지 게임에서의 가치는 낮지만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총망라됐다. 이 리스트에서 강정호는 3루수 부문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팬그래프닷컴’은 강정호에 대해 “강정호가 만약 유격수로 활약한다면 그는 1800만 달러의 가치를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루수만 뛴다고 해도 역시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강정호는 3할3푼7리의 가중출루율(wOBA, 타자의 출루가 득점에 공헌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MLB 전체에서 3루수 부문 12위에 해당되는 좋은 예상이다.
강정호가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유격수 겸업의 가능성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1월 30일 “내년에 강정호의 유격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야 유탈리티 플레이어였던 tus 로드리게스가 최근 애틀랜타와 2년간 1150만 달러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조디 머서가 있기는 하지만 162경기를 모두 뛸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강정호가 3루와 유격수를 번갈아가며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 줄곧 유격수로 나섰다. MLB 첫 시즌이었던 2015년에도 3루수로 69경기, 유격수로 55경기에 나갔다. 당시 강정호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었다. 3루수에서의 OPS가 0.789였던 것에 비해 유격수에서는 0.866이라는 정상급 OPS를 선보였다.
무릎 부상 이후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수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루수로만 활용했다. 올해는 유격수 선발 출전이 없었다. 그러나 무릎 부상의 후유증은 이제 상당 부분 털어낸 상황이다. 점점 유격수 출전 비중이 높아지는 그림을 예상할 수 있다. MLB에서도 유격수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은 몸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피츠버그와의 계약이 반환점을 돌아가는 상황에서 미래를 생각하면 유격수 출장은 많을수록 좋을 공산이 크다.
한편 ‘팬그래프닷컴’은 1루수로는 그렉 버드, 2루수 디 고든, 유격수 트레이 터너, 외야수로는 카일 슈와버, 켄드리 모랄레스, 앤드루 베닌텐디를 고효율 후보로 뽑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