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명단 제외’ 새 출발 기회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01 06: 25

총 54명 제외… 현역 연장 의사가 대다수
구단별 옥석고르기 시작, 재출발 결과 관심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공식 발표됐다. 한 차례 시련이 찾아왔지만 이 시련을 극복한 케이스는 더러 있다. 이 선수들이 새 야구 인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오프시즌 주목할 만한 화두 중 하나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30일 2017년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삼성이 가장 적은 49명을 신고했고, 롯데가 가장 많은 62명을 등록했다. 보류선수 명단 포함은 2017년 재계약 의사가 있는 선수들임을 의미한다. 반대로 제외된 54명 중 은퇴 의사가 없는 선수들은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원 소속구단의 육성선수 제안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한 번 방출을 결정했다는 측면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은 탓이다.
다만 팀 사정에 따라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지도 있어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몰린다. 두산에서는 2008년 올림픽 금메달에 일조한 내야수 고영민이 풀렸다. 고영민(32)은 공교롭게도 올림픽 금메달 이후 급격한 하향세를 탔다. 지난해 말 두산과 1+1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고영민은 올해 8경기에서 타율 2할5푼에 머물렀다.
그러나 고영민은 아직 만 32세의 나이고 현역 생활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내야수가 필요한 팀들은 관심을 가질 법하다. 고영민을 괴롭혔던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NC에서는 사이드암 고창성(32)이 시장에 나왔다. 두산 소속이었던 2009년 64경기에서 5승2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1.95, 2010년 73경기에서 6승4패22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달렸던 고창성은 2011년 이후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25경기에 나섰지만, 올해는 6경기 출전에 그친 끝에 방출됐다. 다만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재기 가능성에 관심이 몰린다.
LG에서 방출된 포수 최경철(36)은 일찌감치 새 둥지를 찾았다. LG에서는 정상호의 영입과 유강남의 성장으로 자리를 잃었지만 백업 포수가 필요한 복수의 팀들로부터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흥련의 군 입대로 포수 자리가 하나 빈 삼성 입단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올해는 1군 무대에 서지 못한 베테랑 우완 김광삼(36)도 새 팀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KIA에서 나온 김병현(37)의 거취도 초미의 관심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며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던 김병현은 한국 복귀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끝에 결국 방출됐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통산 78경기 출전(257⅓이닝)이 전부고, 그나마 올해는 1군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다만 선수는 현역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김병현을 안고 갈 팀이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SK를 떠난 베테랑 우완 자원인 김승회(35)의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김승회는 두산·롯데·SK를 거치며 선발 및 불펜으로 총 386경기에 나갔다. 올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포기했는데 방출의 쓴맛을 봤다. 다만 역시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고 즉시 전력감이기도 하다.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새 팀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 선수 3명을 포함, 가장 많은 12명을 방출한 삼성은 안지만(33)이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인 안지만은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돼 현재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기량은 아직 쓸 만하지만 결국 도덕적 문제가 걸림돌이다.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고 선수도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미 여론은 많이 돌아선 상태다. 이를 등지고 과감한 결단을 할 팀이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김건한 서동환 박제윤 우병걸 조현근 등 다른 투수들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그 외 한화에서는 황재규 이시찬, kt에서는 이희근 모상기 등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직 뛸 수 있는 나이라는 점에서 현역을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서 풀린 강승현 허준혁 이경우 김성호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투수라는 점에서 역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고영민-김승회-김병현-고창성(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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