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지염둥이’ 김지영, 박혜진에게 한 수 배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1.30 20: 44

‘지염둥이’ 김지영(18, KEB하나)이 최고선수 박혜진(26, 우리은행)에게 한 수 배웠다. 
부천 KEB하나은행은 30일 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서 아산 우리은행에게 59-71로 패했다. 4연승이 좌절된 KEB하나(3승 6패)는 5위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개막 후 10연승을 질주했다. 
KEB하나 돌풍의 중심에는 중고신인 김지영이 있다. 2년 차로 사실상 첫 시즌을 치르는 그는 신지현과 김이슬의 부상을 틈타 팀내 핵심으로 떠올랐다. 화려한 드리블을 이용한 돌파, 악착 같이 따라붙는 수비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는 귀여운 얼굴까지 더해 ‘지염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경기 전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원래 잘하는 선수다. 다만 키(171cm)가 작아서 뒷순위에 뽑혔던 것 같다”며 김지영의 실력을 높이 샀다. 위성우 감독은 “‘그 선수를 왜 못 봤지? 내 눈이 잘못됐나?’ 싶었다. 가능성이 있는 줄은 알았다. KEB하나에서 뛰는 것이 그 친구에게 복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요즘 발칙한 신인들이 많다. 여자농구에 좋은 일”이라며 반겼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김지영을 봉쇄해야만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리그최고가드 박혜진이 나서 김지영 ‘교육’에 나섰다. MVP만 수차례 수상한 박혜진은 명실상부 여자농구 최고선수였다. 김지영 입장에서 박혜진과의 대결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반대로 박혜진의 활약에 가린다면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는 중요한 대결이었다.   
김지영은 1쿼터 종료 5분 44초를 남기고 박언주와 교대해 첫 코트를 밟았다. 김지영이 쏜 첫 슛은 존스의 어마어마한 블록슛에 막혔다. 김지영은 대선배이자 국가대표인 박혜진을 수비하러 나섰다. 
김지영 앞에 박혜진이 공을 잡고 섰다. 박혜진이 3점슛 라인 바깥에서 던진 슛은 거침없이 림을 통과했다. 박혜진은 연속 3점슛으로 김지영의 얼을 쏙 빼놨다. 김지영은 레이업슛을 쏘는 척하며 공을 뒤로 뺐다. 동료들까지 속이는 바람에 턴오버가 됐다. 야심차게 던진 점프슛은 에어볼이 됐다. 
부족하지만 당차게 부딪치는 것이 김지영의 장점이었다. 김지영은 특유의 스텝을 활용한 돌파로 레이업슛을 넣어 득점을 올렸다. 그의 패기와 기술자체는 높이 살만했다. 
김지영(8점, 2어시스트, 3턴오버)은 박혜진(15점)과의 대결에서 완패를 당했다. 대결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경기였다. 김지영은 박혜진을 잘 따라다닌 것만 해도 소득이었다. 리그최고선수와의 대결은 김지영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부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