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우리은행이 혼쭐이 났다.
아산 우리은행은 30일 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서 KEB하나은행을 71-59로 물리쳤다. 개막 후 10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선두를 굳게 지켰다. 5위 KEB하나(3승 6패)는 4연승이 좌절됐다.
우리은행의 10연승은 여자프로농구 개막 후 연승 역대 3위에 해당된다. 역대 1위는 2014-15시즌 우리은행이 세운 16연승이다. 우리은행의 연승이 계속된다면 삼성생명이 2003년 여름리그서 세운 역대 2위 15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누구나 우리은행의 10연승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 전까지 방심은 금물이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홍보람, 임영희, 김단비, 존쿠엘 존스가 선발로 나왔다. KEB하나는 백지은, 염윤아, 박언주, 강이슬, 어천와로 맞섰다.
두 팀 모두 부상자가 많은 상황이었다. 우리은행은 비시즌 이승아가 팀을 떠나 임의탈퇴신분이 됐다. 설상가상 주전으로 올라선 이은혜마저 발목을 다쳤다. KEB하나 역시 포인트가드 신지현, 김이슬이 모두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그나마 신예 김지영이 깜짝 활약을 해주고 있다.
KEB하나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환우 감독대행은 젊고 체력 좋은 선수가 풍부한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KEB하나는 2쿼터 올코트 프레싱을 걸어 우리은행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KDB하나는 2쿼터 중반 27-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우리은행은 노련미로 위기를 극복했다. 국가대표 박혜진과 임영희는 가드부재의 약점을 경험으로 메웠다. 우리은행은 동료의 움직임을 읽고 패스를 찔러주는 있는 선수가 둘이나 있다.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약점을 딱히 느끼기 어려웠다. 임영희와 박혜진은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박혜진의 3점슛 두 방으로 순식간에 33-33 동점이 됐다. 우리은행은 33-35로 전반전을 끌려갔다. 위성우 감독의 호통이 끝날 줄을 몰랐다.
후반전 우리은행은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자 금세 10점이 벌어졌다. KEB하나가 패기로 맞서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박혜진과 임영희는 팀에 가장 득점이 절실할 때 골고루 터졌다. 우리은행은 3쿼터 이미 11점을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존스(18점, 13리바운드)와 박혜진(15점)은 팀을 이끌었다. 임영희(10점, 6어시스트)와 최은실(13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KEB하나에서 쏜튼이 18점으로 돋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부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