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배우도 춤춘다..우리 시상식이 달라졌어요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2.01 09: 45

시상식 풍토가 달라졌다. 근엄한 분위기보다 축제 자체로 즐기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노래하는 무대 위 가수들과 박수를 보내는 배우들의 바람직한 조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배우들의 시상식에서 가수들이 축하공연을 펼칠 때마다 말들이 많았다. 가수들이 신 나게 분위기를 띄우려고 해도 배우들이 팔짱을 낀 채 응시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 
6년 전 열린 제47회 대종상 시상식만 해도 그랬다. 이날 소녀시대가 '오'와 '훗'으로 상큼한 축하무대를 펼쳤지만 객석에 앉은 배우들의 무표정만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SG워너비 이석훈은 트위터에 "박수치는 게 어렵나? 웃는 것이 어려워? 음악이 나오는데 어떻게 몸이 가만히 있을 수 있어? 너무들 하네"라는 글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대종상 시상식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었지만 꽤 의미심장했다. 
싸이는 대놓고 지적했다. "대종상 시상식이 되게 경건하고 고급스러웠나봐요?"라며 "모름지기 그런 잔치집에 나 같은 놈이 가서 객석 난입 좀 해드려야 하는 건데"라는 글을 SNS에 올려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더네임도 "광대들아 풍악을 울려라인가? 외국처럼 박수치고 즐기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미소 정도는 보내줄 수 있잖아"라며 불만을 터뜨렸던 바다. 
당시 시상식 진행을 맡았던 신동엽마저 "외국 시상식 같은 경우는 가수가 축하공연을 오면 자연스럽게 어깨춤도 추고 즐기는 분위기인데 너무 몰입해서 한 곳만 뚫어지게 쳐다보더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그랬던 시상식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우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0월에 열린 tvN10 어워즈에 싸이와 이문세가 축하공연을 했는데 흡사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환호와 반응이 이엉졌다. 
배우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고 손뼉을 치며 음악 자체를 즐겼다. 서현진을 카메라가 다가오자 왕년의 아이돌이었던 춤 실력을 뽐냈고 임시완과 혜리는 가수 출신답게 방방 뛰며 환호했다. 김혜수, 차승원, 유해진 역시 마찬가지. 조진웅은 '붉은노을'을 목청껏 따라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에는 마마무의 축하무대가 화제를 모았다. 지난 25일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제'에서 마마무는 '데칼코마니'를 개사해 무대를 꾸몄다. 솔라는 곽도원, 김환희를 언급하며 '곡성'의 유행어 "뭣이 중헌디"를 외쳤고 화사는 김혜수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특히 문별은 정우성에게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명대사를 인용, "정우성, 내가 원샷하면 나랑 사귈래?"라고 외쳐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정우성은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유쾌하게 화답했다. 
시상식은 흔히들 별들의 잔치, 축제의 장이라고 한다. 상을 받으러 온 이나 주는 이, 이를 축하하러 온 이들 모두 하나 되어 즐기는 시상식이야 말로 진정한 축제이고 파티라 할 수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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