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KeSPA컵 종료 후 시작된 스토브리그. ‘썸데이’ 김찬호, ‘플라이’ 송용준, ‘애로우’ 노동현, ‘하차니’ 하승찬 등 길게는 4년 짧게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KT롤스터에 몸을 담았던 선수들이 대거 계약을 종료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지난 29일, 허전한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영입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스멥’ 송경호와 ‘폰’ 허원석의 합류다.
지난 시즌 ROX 소속 탑라이너였던 송경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탑솔러로 명성을 떨쳤고, 허원석은 2014시즌 SK텔레콤을 집어삼킨 구 삼성 왕조의 미드라이너로 활동한 바 있다. 특히, 허원석은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로 상당히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때문에 KT의 중심이라 불리는 ‘스코어’ 고동빈의 잔류와 함께 둘의 합류가 KT에게 숙적 혹은 천적(단일팀 이후 상대전적 9승 23패)이자 통신사 라이벌인 SK텔레콤에 대항할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제 팬들은 남은 두 자리, ‘봇 듀오’로 누가 합류할 것이냐에 주목한다. 둘 간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인 만큼 대부분의 팬들은 한때 함께 활동했거나 최근까지 호흡을 맞췄던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를 묶어 다양한 조합을 내세우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가장 많이 거론됐던 세 커플(?)을 꼽아봤다.
▲ 삼성 왕조의 귀환, ‘데프트’ 김혁규-’마타’ 조세형
KT의 봇 듀오 자리가 공석이 된 뒤, 그 자리를 차지할 듀오로 가장 많이 언급된 후보는 바로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이다. 2014시즌 삼성 형제팀에서 각각 활동했던 김혁규와 조세형은 이후 중국행을 택했고, 2년 간 각자 다른 팀 소속으로 중국 리그에 몸 담았다. 그리고 2016시즌 종료 후 ‘국제 대회 우승’에 대한 갈망을 내비치며 LCK 복귀를 예측하게 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대표적인 천재형 게이머이자 최고의 오더로 꼽히는 조세형과 개인 기량이 뛰어난 김혁규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팬들은 대부분 둘이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을 굳혔다. LCK 팀들 중 현재 봇 듀오가 공석이거나 공석이 아니라 해도 이 거물급 봇 듀오를 노리는 팀들은 다수 있겠지만, 김혁규와 조세형이 중국의 자본보다 우승 커리어를 택한 상황인 만큼 예상은 대부분 KT로 좁혀지게 됐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지 않은 상황이나, 일부 ‘김칫국’을 마신 팬들은 2년 간의 중국 생활이 그들의 실력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2014년 국내 리그를 호령하던 그 경기력이 나와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팬들의 이러한 행복한 걱정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 에버의 에이스 듀오, ‘로컨’ 이동욱-‘키’ 김한기
2015 LoL KeSPA컵에서 걸출한 프로팀을 제치고 아마추어 우승이라는 대역사를 썼던 에버는 2016 LCK 서머 승강전을 거쳐 1부 리그에 합류했다. 장기전인 풀 리그에서는 기존 프로팀의 호흡에 못 미쳐 다시 승강전으로 향하는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LCK 잔류에 성공하게 됐다.
에버가 이런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봇 듀오였다. 뛰어난 개인 기량을 보유한 ‘로컨’ 이동욱과 플레이 메이커 ‘키’ 김한기는 2부 리그 시절부터 팀 내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에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봇 듀오가 생각날 정도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만,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구설수에 올랐던 김한기는 시즌 말에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버는 지난 25일 김한기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고, 이동욱 역시 3일 뒤인 28일자로 팀과 결별했음을 알렸다. 두 선수가 이후로도 함께 할 것인지, 각자의 길을 갈 것인지, 해외 진출을 노릴 것인지 등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으나 여러 게임단에서 충분히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들임에는 틀림없다.
▲ 최강 ‘케미’, ‘프레이’ 김종인-‘고릴라’ 강범현
이적 시장으로 나온 거물급 선수 중 최강의 실력과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봇 듀오가 있다. 바로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 지난 2년간 ROX의 봇 듀오로 맹활약한 김종인과 강범현은 2015시즌 다수의 준우승에 이어 2016년에는 LCK 서머 시즌과 LoL KeSP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ROX가 감독과 코치를 포함한 선수단 전원과 계약을 종료하면서 이적 시장에 나오게 된 김종인과 강범현은 자연스레 2017 시즌 ‘슈퍼팀’을 예고한 KT의 봇 듀오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게임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강력한 ‘케미’를 뽐내던 둘이 차기 시즌에도 국내 리그서 함께하길 원하는 팬들의 염원이 담긴 추측이다.
송경호와 허원석의 영입으로 완전히 달라진 2017 시즌을 예고한 KT가 과연 마지막 남은 공백을 어떤 선수로 채울 것인지 모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각종 추측이 난무하지만, 결국 KT의 공식 발표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 궁금증 해소할 좋은 소식이 빠른 시일 내에 들리길 기대해본다. /yj0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