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정치풍자·19금 빨간불'..손발 묶인 'SNL8', 어찌될까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11.29 14: 00

 tvN 'SNL코리아8'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출연하는 호스트에 대한 과도한 스킨십 영상으로 인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것. 최근 출연한 보이그룹 B1A4와 인피니트 등이 그 대상인데, 해당 팬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촉발된 논란은 'SNL코리아'가 첫 선을 보인 이래 역대 최대의 비난여론을 만들어냈다.
'SNL8' 제작진과 논란의 중심에 선 크루 이세영은 SNS 등을 통해 사과문을 차례로 게재했다. 이세영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현장에서 멤버 한분 한분에게 사과드렸고, 이글을 통해 모든 팬분들과 멤버분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문제가 된 해당 영상과 관련해 '사전공연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의미로 시작됐으나, 일부 크루들이 과도하게 짓궂은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지나쳐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를 개선하지 못한 점', '해당 영상을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가장 큰 책임은 저희 'SNL' 제작진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제작진은 "근본부터 고민하여 다시는 이런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걱정이 되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초 'SNL'은 미국에서 들여온 포맷으로 가장 주력이 되는 부분은 풍자와 '19금' 수위의 유머다.
'성희롱 논란'으로 불거진 비난여론에 휩싸인 현시점에서 과연 'SNL코리아8' 제작진이 호스트와 크루간 '19금 유머'를 과연 이전처럼 시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과도한 19금을 시도했다가는 현재의 논란이 더 커질까 걱정될테고, 그대로 포기하자니 'SNL' 본연의 색을 잃어버리는 꼴이 된다.
더욱이 이미 'SNL'은 수년전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는 이렇다할 정치 풍자가 사라졌다. 최근 비선실세로 거론되는 '최순실'의 패러디가 잠시 등장해 기대를 불러모았으나, 이후 토요일 밤마다 촛불이 광화문을 밝힐 때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그 어떤 정치 풍자도 등장하지 않아서 끝내 아쉬움을 남겼던 터.
정치 풍자를 완전히 놓은듯한 'SNL'이, 이번일로 인해 자칫 '19금 유머'까지 마음대로 펼치지 못하게 된다면, 말그대로 주력 무기를 몽땅 잃은, '손발이 묶인' 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SNL코리아'는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한 생방송 콩트 프로그램이다. 매주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생방송으로 관객과 함께 꾸미는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으며, '비교불가' '범접불가' 프로그램으로 뿌리를 굳게 내렸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 그래서 늘 호스트들은 클로징에서 "크루들이 정말 대단하다"며 그들의 노력을 극찬한다. 때문에 현재 그들이 맞닥뜨린 위기가 더 안타깝다.
'SNL8' 제작진은 이번 사태를 겪고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시청자와 약속했다. 정치 풍자와 19금 유머 등에, 적잖은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제작진이 기지를 발휘해 위태로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지, 또 비난여론은 잠재울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OSEN DB,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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