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등극’ 오타니, 삼도류 도전 공식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29 06: 07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이 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까지 내달리며 일본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현재 위치에 만족할 수 없다는 오타니의 2017년 화두는 투·타 겸업을 극대화시킨 이른바 ‘삼도류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28일 일본프로야구기구(NPB)가 발표한 퍼시픽리그 MVP에 올랐다.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어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너무 압도적이었다. 퍼시픽리그 유효표 254표 중 1위표가 253표였다. 만장일치를 아쉽게 놓친 셈이다. 총 1268점을 얻은 오타니는 2위인 팀 동료 레어드(298점)를 큰 점수차로 제치고 MVP에 올랐다.
규정 이닝, 규정 타석 도달에 모두 실패했지만 양쪽에서 균형 잡힌 성적을 낸 것이 투표인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타니는 올해 마운드에서는 21경기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 타석에서는 타율 3할2푼2리, 22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손가락 물집 증세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는데 부상이 없었다면 더 뛰어난 성적도 가능했다.

오타니는 MVP 수상 후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투수로는 초반에 많은 폐를 끼쳤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라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구리야마 감독의 기용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공을 사령탑에 돌리기도 했다. 그런데 구리야마 감독은 2017년은 오타니의 ‘삼도류’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27일 아사히 TV계열의 한 야구 프로그램에 출연, 내년에는 오타니의 ‘삼도류’ 구상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일본에서는 이른바 ‘이도류’로 불리는 투·타 겸업에, 마무리 투수 활용까지 합친 구상이다. 오타니는 올해 선발 투수와 야수로 모두 출전한 10경기에서 팀이 9번이나 이겼다. 여기에 지명타자로 나설 때는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적도 있었다.
구리야마 감독은 “오타니의 내년 구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도류는 무리일까’라는 생각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오타니가 더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운을 뗀 뒤 “원래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MLB에 언제 갈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빨리 준비를 시켜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오타니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방안을 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솔직히 말하면 무섭기도 하다. 능력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부상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단서를 달기도 했지만 올해보다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오타니의 마무리 투수 기용에 대해 다소간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냈었던 구리야마 감독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오타니는 지명타자 및 마무리 투수로 나서는 것에 대해 “팀이 필요하면 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선발 투수, 지명타자, 그리고 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나선다면 오타니의 활용도는 극대화된다. 한편으로 마무리 투수로 나설 때는 1이닝 전력 투구가 가능하다. “언젠가는 170㎞를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낸 오타니가 종전 자신의 기록인 165㎞를 넘어설 기회도 생기는 것이다. 오타니의 2017년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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