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이철근, 성적-흥행 이끈 최고의 쌍두마차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29 06: 00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라는 전북 현대의 쌍두마차는 그 이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전북 현대의 상전벽해를 이룩했다.
2006년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K리그에서도 하위팀으로 분류되는 전북이 아시아의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4강에서 K리그를 흔들고 있던 울산 현대까지 제압한 전북은 기세를 몰아 알 카라마(시리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6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전북은 다시 한 번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10년 전과 전북을 향한 시선은 달랐다. 전북은 10년의 세월 동안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돼 아시아 정상에 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왕좌를 다시 탈환했다.

2006년과 2016년 시상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두 명의 인물이 있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다. 2005년 전북의 신임 사령탑으로, 전북의 단장으로 부임한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선수단과 사무국의 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며 전북의 입지를 크게 바꿔 놓았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전북은 10년의 세월을 거쳐 매년 K리그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물론 아시아 정상권의 구단이 됐다.
이철근 단장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얻기 위해 10년 도안 매주 수 차례 본사가 위치한 서울을 방문했다. 이철근 단장은 단순히 투자를 요구하지 않았다. 축구단과 모기업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계속된 이철근 단장의 노력에 모기업도 주머니를 열기 시작했다. 이철근 단장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전북과 현대자동차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단순한 선수 보강이 그 방법은 아니었다. 단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선수 영입은 물론 장기적인 성과를 위한 시설 확충에도 힘을 쏟았다. 정의선 부회장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직원들 같이 살던 선수들을 위해 세계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건설했다. 이 때 지어진 실내전용구장은 악천후에도 선수들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성적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성적 만큼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흥행 성적도 크게 올랐다. 2009년 첫 정규리그 우승 이후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전북은 2011년 어느 팀보다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국구 구단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은 한 경기의 승패보다 팬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닥공(닥치고 공격)'을 선보여 사무국의 마케팅에 힘을 보탰고, 결국 지난해 최다 관중 1위를 달성했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넘보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단 운영을, 이철근 단장은 사무국 운영을 책임지고 10년을 보냈다. 그러나 서로의 분야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하듯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잇는 부분에서는 총력을 다해 지원했다. 최강희 감독은 팬들과 직접 만났고, 이철근 단장은 선수단이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것을 지원했다.
그 성과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전북은 2006년과 달리 2016년에는 그 입지가 아시아의 어떤 대회보다 커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옆나라 중국에서 10억 위안(약 1700억 원)을 물 쓰듯 사용하는 구단들이 늘어났지만,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의 협력 속에 전북은 중국은 물론 중동을 넘어서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을 빼고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지난 4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단언할 수 잇다. 둘의 협연은 지난 10년은 물론 그 이전의 K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왔다. K리그 사상 최고의 쌍두마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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