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알던 KGC인삼공사가 아니다. 1년 만에 몰라보게 바뀐 KGC인삼공사가 '꼴찌' 타이틀을 벗고 V-리그 여자부 다크호스로 변모했다. 숨어있던 공격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 7승23패 승점 22점으로 2년 연속 6위 최하위에 그쳤던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9경기만에 4승(5패)을 기록 중이다. 순위는 아직 5위이지만 승점은 11점으로 3~4위 현대건설·GS칼텍스와 같다. 1라운드에는 1승4패 승점 4점으로 최하위였지만 2라운드 들어 3승1패로 승점 7점을 쌓았다.
지난 시즌과 비교할 때 KGC인삼공사는 전력 구성으로 볼 때 큰 보강이 없었다. 백목화와 이연주가 FA 협상이 결렬돼 실업팀으로 옮기는 바람에 약화가 컸다. 그럼에도 갖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한 구성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서남원(49) 감독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KGC인삼공사는 최고 리베로 김해란을 중심으로 수비는 탄탄했지만, 외국인선수에게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제풀에 쓰러지는 팀이었다. 상대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린 소극적인 경기 스타일에서 지금은 알레나 외에도 국내선수들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포지션 변경 작업이 성공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세터 한수지를 센터와 라이트로 옮겼고, 은퇴를 생각하던 베테랑 이재은에게 주전 세터 자리를 맡았다. 또한 센터 장영은이 레프트 공격수로 이동했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 옷을 입은 듯 펄펄 난다.
득점 순위는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올랐고, 성공률은 6위 그대로이지만 30.75%에서 35.29%로 상승했다. 세트당 서브 득점은 지난해 0.98개로 최하위였지만 올 시즌은 1.32개로 1위다. 외국인 선수 공격 점유율도 지난해 헤일리가 44.7%였지만 올해 알레타는 41.9%로 의존도를 낮춰졌다.
주장을 맡고 있는 세터 이재은은 이 같은 팀의 변화에 대해 "센터들의 높이가 향상돼 블로킹이 좋아졌고, 리시브도 잘되고 있다"며 "서남원 감독님이 오신 뒤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하는 게 크다. 너나 할 것 없이 공을 올려 달라고 한다. 감독님도 다그치지 않고 격려해주셔서 선수들이 밝게 웃으며 하다 보니 믿음들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파괴력이 아직 다른 팀에 비할 바는 아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아주 잘해주고 있지만, 한 가지가 좋으면 다른 하나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레프트 쪽에서는 당장 완벽하게 만들긴 쉽지 않다. 남은 시즌 효과적인 선수 교체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살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체력 안배에 어려움이 있지만 계속해서 경험을 쌓으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