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센터들이 지배하는 프로농구서 토종센터들이 뜬다!
프로농구는 유난히 외국선수들, 그 중에서도 센터들이 지배하는 리그다. 올 시즌 득점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외국선수다. 국내선수 중에는 이정현이 17.1점으로 11위다. 리바운드에서 최준용이 9.1개로 유일하게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BL이 지난 시즌부터 부분적으로 외국선수 2명 동시투입을 허용하며 토종센터들의 비중은 더욱 작아졌다. 그나마 국가대표출신 김주성, 오세근, 김종규, 이승현이 아니면 꾸준한 출전시간을 받는 선수는 매우 적다.
외국센터의 부상을 기회로 만든 선수도 있다. 송창무(34, SK)와 김현민(29, KT)이 그들이다. SK는 최근 코트니 심스가 허리가 아파 결장이 잦아지고 있다. 그 때마다 ‘꽃창무’가 나서 상대 외국센터 수비를 도맡고 있다. 205cm, 115kg의 거구가 수비하자 외국선수들도 버거워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백미는 25일 동부전이었다. 심스의 부상으로 선발로 나온 송창무는 ‘들소’ 웬델 맥키네스와 대결했다. 맥키네스가 힘으로 밀고 들어왔지만, 송창무는 버텼다. 맥키네스는 의외의 힘에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송창무는 맥키네스에게 5개의 실책을 유도하며 수비능력을 톡톡히 발휘했다. 송창무는 속공에도 적극 가담해 8점을 올렸다. 맥키네스를 잘 막고, 득점까지 했다. 실질적으로 송창무가 발휘한 효과는 +18점 이상이었다. SK는 동부를 79-70으로 잡아 5연승을 저지했다. 송창무는 “맥키네스가 들소라면 난 코뿔소”라며 웃었다.
김현민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KT는 외국선수마저 부상의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1순위로 뽑은 크리스 다니엘스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데뷔도 못했다. 대체로 데려온 허버트 힐마저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힐은 22일 모비스전을 마지막으로 결장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센터 김현민은 홀로 KT 골밑을 지키고 있다.
김현민은 토종센터치고 괜찮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10월 29일 삼성전에서 시즌 최다 16점을 넣기도 했다. 그는 27일 KGC전에서 10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세근(15점, 8리바운드)과 데이비드 사이먼(21점, 12리바운드)에게 36점, 20리바운드를 내줬지만 어쩔 수 없었다.
SK와 KT는 29일 통산사 라이벌전을 펼친다. 두 팀의 외국센터가 나란히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송창무와 김현민은 선발로 나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오랜만에 국내센터의 맞대결이 승패를 좌우하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