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파이널 기선제압' 수원, '즐거운 간절함'이 원동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11.28 05: 39

'즐거운 간절함'.
서정원 감독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서울에 2-1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전지훈련 때부터 선수들의 의욕과 집중력이 강했다"면서 "선수들이 간절한 자세로 한 덕분에 세컨드볼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우리가 잘했다"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의외의 결과였다. 수원은 올 시즌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져 7위에 머물렀고 서울은 클래식 우승팀이었다.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그리고 시즌 상대전적에도 2무 1패로 뒤져있었지만 이날 수원은 서울에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의 반전은 남해 전지훈련에서 이뤄졌다. 일찍 시즌을 마감한 수원은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남해에서 FA컵을 위한 담금질을 실시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올 시즌 최악의 시즌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모두 잊고 FA컵에 집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지막이라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올 시즌 수원은 여러가지 내홍을 겪었다. 선수단 구성이 완벽하지 않았고 부상자도 많았다. 설상가상 운도 따르지 않으며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최근이 아니라 수원 창단 이후 가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또 시즌 막판 팀 분위기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선수들간의 음주사건과 무단 이탈 등이 이야기였다. 물론 구단과 코칭 스태프는 소문의 진원지를 찾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감싸 안았다. 무리하게 선수들을 몰아세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위해 고참급 선수들은 솔선수범 했다. 말로 후배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먼저 뛰었다. 후배들도 스스로 따라왔다. 오히려 책임추궁을 하지 않고 가야 할 길을 간 것이 중요했다.
수원 관계자는 "시즌을 마친 뒤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축구협회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부담이 컸다. 그런데 오히려 더 즐겁게 훈련을 했고 부탁한 일도 잘 마쳤다. 선수들 모두 즐거웠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그라운드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가 말한 것은 응원가 영상 녹음이다. 축구협회가 준비한 영상은 남해 전훈에서 찍었던 것. 당시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훈련은 열심히 했고 몸상태도 좋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조원희는 "몸 상태는 정말 좋았다. 다른 문제도 없었다.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았지만 항상 팀 분위기는 좋았다. 다만 성적이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절실함을 갖게 된 계기가 됐고 모두들 즐겁게 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장 염기훈의 이야기도 확신에 찼다. 그는 "단 한명도 훈련에 대한 불만이 없었다.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1차전이 끝난 것 뿐이다. 마지막까지 긴장 풀지 않고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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