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수호신’ 권순태(32, 전북)가 아시아 최고 골키퍼에 등극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츠 알 아인에 위치한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에서 홈팀 알 아인과 1-1로 비겼다. 1차전서 2-1로 승리한 전북은 최종 1승 1무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 선수단은 2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차전의 주역은 권순태였다. 그는 수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며 전북을 구했다. 권순태가 없었다면 전북이 대패를 할 수도 있는 어려운 경기였다. 공항서 취재진과 만난 권순태의 표정도 밝았다.
우승소감을 묻자 권순태는 “날 보고 영웅이라고 하시는데 아니다. 원정이라 준비를 많이 했다. 인생경기라고 하시는데 듣기 좋다. ACL 우승을 위해 10년이 걸렸으니 인생경기가 맞다”며 기뻐했다.
권순태는 지난 2006년 전북의 ACL 우승멤버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선수다. 그는 “2006년에는 막내라 얼떨떨했다. 뒷걸음치다 소 잡은 격이었다. 이번에는 주장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이동국 형이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보니 멋있었다. (2011년) 아쉽게 준우승한 한도 있었다. 트로피를 두 손에 들자 짜릿했다”고 기억했다.
노력의 결과였다. 권순태는 “핸드폰에 오마르 등 알 아인 선수들의 프리킥이나 크로스 등 동영상을 담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보고 분석했다”며 연구를 우승비결로 꼽았다.
이제 전북은 아시아대표로 클럽월드컵에 나간다. 전북이 2라운드에 진출하면 레알 마드리드와 붙는다. 권순태와 호날두의 대결도 기대할 수 있다. 권순태는 “클럽챔피언십 생각은 아직 안했다. 좋은 공격수와 붙는 것이 골키퍼의 숙명이다. 이번에는 부담없이 즐기고 싶다”며 호날두와 대결을 고대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