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삼성의 허를 찔렀다. 군입대하는 이흥련을 FA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깜짝 지명한 것이다. 삼성은 미래의 안방 자원을 하나 잃었다.
두산은 27일 삼성으로 이적한 내야수 이원석의 FA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지명했다. 양의지·최재훈·박세혁 등 우수 포수들이 넘치는 두산이 또 한 명의 포수를 추가한 것이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을 고려할 때 투수 지명이 유력했지만 두산의 선택은 예상 밖이었다.
1989년생 포수 이흥련은 야탑고-홍익대 출신으로 지난 2013년 5라운드 전체 47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4년부터 1군 백업 포수로 활약, 3시즌 통산 244경기 타율 2할4푼3리 94안타 8홈런 59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85경기 타율 2할6푼 39안타 6홈런 25타점.
지난 3년간 삼성은 주전 이지영-백업 이흥련 체제로 포수 엔트리를 운용했다. 그런 이흥련이 삼성의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두산의 포수진이 강하기도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흥련은 이미 경찰야구단 입대가 확정됐다.
하지만 두산은 즉시 전력보다 미래를 봤다. 지금까지 두산은 FA 보상선수 지명에 있어 베테랑보다 20대 중반 젊은 선수들을 선호했고, 이번에도 방향은 다르지 않았다. 어느 팀에서든 포수가 부족하며 좋은 포수는 향후 트레이드 카드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두산의 선택에 삼성은 허를 찔렸다. 향후 2년은 군복무로 쓸 수 없지만, 삼성이 차세대 포수로 키우고 있는 선수가 이흥련이었다. 이지영의 백업으로 3년간 적잖은 1군 경험을 쌓았고, 쏠쏠한 활약으로 공수에서 성장세를 이어왔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은 내년 시즌 주전 이지영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민수의 성장이 관건이다. 2014년 한화에서 시즌 초반 주전으로 1군에 데뷔해 가능성을 보였던 김민수는 2년 전 권혁의 FA 보상선수로 삼성에 왔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두산 출신 포수 김응민도 있지만 현재 상무야구단에서 군복무 중으로 1군 경험은 많지 않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9순위로 지명된 포수 나원탁도 기대감이 높은 선수이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LG에서 방출된 베테랑 최경철의 영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주전 이지영의 비중이 더 늘어난 가운데 당장 내년 시즌에는 김민수가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향후 삼성의 안방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