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은 왼발의 지배자".
지리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FA컵 결승 1차전은 오히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은 공격적인 축구가 펼쳐졌다.
염기훈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서 후반 12분 결승골을 기록했다. 염기훈은 자신의 주력 무기인 왼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며 자칫 흔들릴 수 있던 분위기를 다잡고 수원을 유리한 고지로 이끌며 2차전에 임하게 만들었다.
염기훈은 경기 시작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반 14분 조나탄의 선제골 상황에서 코너킥을 문전으로 올렸다. 염기훈의 코너킥은 수비 경합 중 뒤로 흘렀고 조나탄에에 연결되며 수원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서울은 염기훈과 권창훈의 왼발을 막아내며 반전을 노렸다. 염기훈이 주춤하자 서울이 후반 4분 주세종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염기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12분 염기훈은 상대 골키퍼 유현이 문전으로 전지한 것을 보고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했다. 왼쪽 아크 모서리 부근에서 시도한 염기훈의 슈팅은 유현이 막으려고 몸을 날렸지만 한번 바운드 되며 서울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염기훈이 골을 넣자 수원팬들은 환호성과 함께 염기훈 콜을 외쳤다. "수원의 사나이 염기훈은 수원 위해 왼발을 쓸거야. 염기훈은 왼발의 지배자".
기세가 오른 수원은 더욱 공격에 집중했다. 주세종의 부상으로 서울 중원이 잠시 흔들리자 지체없이 공격을 펼쳤다.
수원의 핵심인 염기훈은 공격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 서울이 전반 중반 이후 점유율을 높여가는 동안 염기훈은 상대 수비에 막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염기훈은 상대의 집중 견제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주장의 역할 뿐만 아니라 공격첨병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기선제압을 위해 가장 중요한 1차전서 염기훈은 팀 분위기를 자신의 왼발 한방으로 바꾸었다. '왼발의 지배자'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