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 시장은 ‘흉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쓸 만한 선발 투수가 없어 각 구단들이 FA 시장보다는 트레이드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 여파는 KBO 리그에도 미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새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이 예년보다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KIA는 27일 올해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팻 딘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총액 90만 달러의 계약이다. 딘은 만 27세의 젊은 나이, 그리고 안정성이 돋보이는 선수다. 이닝이터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MLB 경력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MLB 경력은 올해 19경기(선발 9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28이 전부다.
그런데 딘의 몸값이 비싸다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 전체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이 올라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영입한 앤서니 레나도(27)는 총액 105만 달러에 계약했다. MLB 경력은 통산 20경기다. kt도 2선발감인 돈 로치(27)에 85만 달러를 줬다. MLB 통산 21경기에 뛰었다. 넥센은 션 오설리반(29)에 11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설리반은 상대적으로 MLB 경력이 많은 선수이기는 하다. 그러나 MLB 무대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선수는 아니다.
각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전체적으로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영입된 선수들보다 오히려 미국에서의 경력이나 평가가 더 뛰어났던 앨런 웹스터(전 삼성)의 올해 연봉은 85만 달러였다. MLB에서 선발로 뛰지는 않았으나 103경기 경력이 있는 마이클 보우덴(두산)은 65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시장에 대비해, 비슷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10~20만 달러 정도가 더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체적인 평가다.
미국 FA 시장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FA 시장에서 쓸 만한 선발 투수가 적다보니 경쟁이 좀 더 치열해졌다. 스카우트들은 “가격 대비 효율성을 추구할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어차피 KBO 리그 구단들이 보는 외국인 선수 리스트는 거의 비슷하다. 그 과정에서 좀 더 빨리 입도선매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져 영입 비용이 좀 더 올라갔다는 평가다.
앞으로 들어올 외국인 투수들의 몸값 기준도 ‘100만 달러’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은 KBO 리그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게 잘 드러났다. MLB 경력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최소 100만 달러는 투자해야 그럭저럭 괜찮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다. 새 외인 선발을 찾아 나서는 팀들도 그 정도 예산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고, 선발 작업도 신중해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KIA와 계약을 맺은 팻 딘의 미네소타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