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문영남이 또? 욕하면서 보는 '우리 갑순이'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11.27 11: 00

'우리 갑순이'가 또 한 번 제대로 일을 냈다. 전개가 중반부에 접어들며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할 뿐 아니라, 흥행 불패를 자랑하는 MBC 주말극을 꺾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지난 26일 방송된 '우리 갑순이' 27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5.3%(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를 꺾었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의 첫 방송 당시에는 공동 1위를 차지하며 비슷한 성적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우리 갑순이'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온 상황.
특히 MBC는 작년 '내딸, 금사월'의 엄청난 흥행 바톤을 이어 받아 올해 역시 '결혼계약', '가화만사성'으로 주말극 강자임을 입증해왔지만, SBS의 복병 '우리 갑순이'의 활약으로 좀처럼 힘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갑순이'가 이처럼 MBC 주말극을 꺾고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하는 '고구마 전개'다. '막장 대모'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니 말 다했다. 
'우리 갑순이'는 친근한 이름만큼이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연속으로 고시에 실패하는 흙수저나 준비되지 않은 혼전임신, 재혼 가정의 불화를 가진 캐릭터들이 바로 그러하다. 
 
이날 방송된 27회 역시 전처 다해(김규리 분)와 금식(최대철 분)의 관계 때문에 결국 이혼을 선언한 재순(유선 분)이나 청소 사업을 시작한 갑순(김소은 분)에게 창피하다며 상처를 주는 갑돌(송재림 분)의 모습이 그야말로 '고구마' 같은 답답함과 짜증을 유발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현실에서도 볼 수 있을법한 '우리 갑순이'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현실감 있게 다가올 뿐 아니라, 공감을 유도하며 왠지 모르게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그야말로 '욕하면서 보게 되는' 매력이라는 것. 
여기에 2회 연속 방송이라는 초강수로 스피디한 전개를 이끌며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변경 초반 다소 실험적인 편성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았지만, 현재는 오히려 시청률 측면에서 유리한 차별화된 편성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우리 갑순이'는 이제 막 중반부를 넘어섰다. 딱 지금까지 달려온 회차만큼 남아있는 상황에서 '우리 갑순이'가 과연 이러한 위풍당당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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