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오마르 지워버린 '짤순이' 최철순 MOM 선정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11.27 01: 34

 정말 부지런히 따라 다녔다. 다른 특별한 움직임은 선보이지 않았다. UAE를 비롯해 중동의 축구천재라고 불리는 선수를 '짤순이' 최철순은 완벽하게 봉쇄했다. 그 결과 최철순은 2번째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최철순은 27일(한국시간) UAE 알 아인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 출전,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완벽하게 그라운드서 지워내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1, 2차전 합계 3-2로 우승, 아시아 정상에 등극했다. 최철순은 2차전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이미 1차전서 최철순은 오마르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최전방에서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한 오마르 때문에 최철순은 중앙 수비처럼 움직임을 선보였다. 오마르가 가는 곳에는 최철순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당시 1차전서 한번의 실수를 범하며 실점하기도 했지만 최철순의 의지는 분명했다.

2차전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최철순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 오마르를 꽁꽁 묶었다. 1차전서는 한번의 기회를 알 아인에게 선사했던 오마르는 홈에서 열린 2차전서는 완전히 죽을 쒔다.
최철순은 프로 입단 시절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2006년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173cm의 작은 신장이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과 놀라운 투지 그리고 강한 승부욕 등 근성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굳혀갔다.
첫 해 최철순의 목표는 뚜렷했다. 자신의 숙소에 '타도 김정겸'을 적어 놓고 훈련에 임했다. 김정겸은 팀 선배였다. 선배를 완전히 뛰어 넘겠다는 의지였다. 비록 많은 구박도 받고 지냈지만 열심히 노력했다.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며 활약도 펼쳤던 최철순은 김정겸을 뛰어 넘고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했다.
2008년 36경기를 뛰면서 완전히 주전으로 발돋움 했다. 꾸준히 전북에서 활약했다.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 보다는 노력하는 선수였다. 전북에 이어 군 복무를 위해 상주(2012-2014)에서 뛴 것을 제외하면 원클럽맨으로 자리 잡았다.
노력하는 최철순에 대해 최강희 감독의 애정은 대단하다. 선수시절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던 최철순을 보면서 최 감독은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필요한 순간과 상황에 최철순을 기용했다. 오마르에 대한 철저한 수비는 이미 K리그서 완전히 실험을 마친 뒤였다.
FC 서울의 최고 테크니션인 아드리아노를 먼저 철저하게 막아냈다. 그 결과 최철순과 최강희 감독은 자신감이 붙었고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결승 2차전을 앞두고 UAE의 천재인 오마르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갖지 않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오마르는 여유가 좀 있어 보였다. 2차전에서 다시 뛰어봐야 알겠지만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안된다고 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내가 해야 된다는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철순의 맞상대였던 오마르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승리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1차전에서 최철순의 대인 방어에 고전했다. 그러나 이미 경험을 했다. 2차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는 천재인 오마르가 아니라 노력하는 최철순이 승리했다. 골과 어시스트 등 화려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철순의 활약이 없었다면 전북의 ACL 2회 우승은 없었다. /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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