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권순태(32, 전북)가 신들린 선방으로 아시아 제패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츠 알 아인에 위치한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에서 홈팀 알 아인과 1-1로 비겼다. 1차전서 2-1로 승리한 전북은 최종 1승 1무로 1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북은 시작과 함께 크게 흔들렸다. 오른쪽 날개 로페즈가 전반 2분 만에 왼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결국 로페즈는 한교원과 교체됐다. 상승세를 탄 알 아인은 주도권을 쥐고 수차례 슈팅을 날렸다. 시작과 함께 전북에 위기가 닥쳤다.
이 때 흥분한 전북을 잡아준 선수가 바로 권순태였다. 전반 24분 더글라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터졌다. 골키퍼 권순태가 선방을 해내며 실점위기를 넘겼다. 전반 38분 오마르의 슈팅도 권순태가 몸을 날려 막았다. 전북 수비진은 알 아인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그 때 마다 권순태의 선방이 나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전북은 전반 34분 이명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 전반 41분 전북의 치명적 수비실수가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김형일이 아스프릴라에게 파울을 범했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더글라스가 찬 공이 허공을 갈랐다. 그만큼 알 아인도 권순태의 선방능력에 부담감을 느꼈다.
전북은 1-1로 맞선 상황에서 후반전을 치렀다. 한 골만 더 먹어도 연장전까지 치러야 하기에 승부를 알 수 없었다. 권순태는 후반 30분에도 더글라스의 날카로운 슈팅을 펀칭했다. 후반 36분 이브라힘의 결정적 슛도 권순태가 막았다. 전북이 위기를 넘길 때마다 알 아인 홈팬들은 탄식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거미손’ 권순태는 결국 추가실점을 허용치 않고 알 아인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수차례 신들린 선방을 펼친 권순태는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었다. 권순태는 아시아 최고 골키퍼로 불릴 충분한 자격을 보여줬다. /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