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 지구온난화까지 걱정하는 따뜻함 (feat.북극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1.27 06: 55

 웃겨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프로그램이다. ‘국민 예능’이라는 책임감 때문일까, ‘무한도전’은 매 기획과 특집마다 공익적인 메시지와 뭉클한 감동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북극곰의 눈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행운의 편지’에서 나온 ‘북극곰을 만나라’는 기상천외한 미션은 분명 유재석이 정준하를 골탕먹이기 위해 만든 것인데, 제작진은 이 황당한 프로젝트에서도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그 수준이 심각하다는 것이라는 화두를 던지고자 했다. 녹아버린 바다 때문에 북극해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북극곰들을 통해서.
심각성을 각인시키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무한도전’다웠다. 지난 26일 방송된 ‘무한도전-북극곰의 눈물’에서는 정준하와 박명수가 캐나다 처칠로 떠나 북극곰을 만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두 사람이 북극으로 떠나기 전 멤버들과 모인 자리는 언제나 그랬듯 유쾌했다. 이들은 ‘북극곰에게 백허그를 하고 오라’, ‘북극곰 목에 마이크를 채우고 오라’ 등의 말도 안 되는 미션들을 제안하며 정준하를 당황케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잠시 뒤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다큐멘터리인 ‘북극의 눈물’을 연출한 조준묵 PD와 ‘남극의 눈물’을 연출한 김진만 PD가 전문가로 출연, 다년간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로 정준하에게 직접 조언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지구온난화가 북극곰의 생태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살 수 있는 얼음 땅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어 2050년에는 북극곰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안타까운 이야기들은 결국 정준하와 박명수, 그리고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현지로 떠난 두 사람은 경유지의 북극곰 보호소에서 그곳에 오게 된 곰들의 사연을 듣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점차 살 곳을 빼앗겨 부모를 잃게 됐고, 아기 때부터 이곳에 살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 됐다.
처칠에 도착해서도 두 사람은 북극곰을 만났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허드슨만이 얼어야 곰들이 북극해로 이동할 수 있는데, 촬영이 진행된 11월까지 얼음이 얼지 않아 이동하지 못하고 육지에 머물며 미역과 풀 등으로 생존하고 있었던 것.
아직 모든 분량이 방송되진 않았지만, 이 특집은 또 한 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쓰리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울림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들로 이어질 테다. 이것이 ‘무한도전’의 힘이고, 우리가 이 예능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홤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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