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이룬 목표, 이적 명분 충분히 쌓은 이재성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27 07: 59

국내에서 목표로 했던 것을 모두 이루었다. 이제는 해외로 떠날 명분이 충분하다.
2014년 전북 현대에 이재성이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도 몰랐다. 신인에 불과한 이재성이 그렇게 빨리 전북의 핵심 선수로 성장할 것인지 말이다. 이재성은 입단 첫 해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꾸준히 활약으로 이어가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그리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까지 받게 됐다.
최고의 한 해였지만 2015년에 비하면 아니었다. 전북 내에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고,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까지 성장했다. 공격 포인트도 더 많이 올렸다. 그 결과 전북을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K리그 클래식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고의 젊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까지 획득했고, 베스트 11 미드필더까지 선정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이재성을 호출하기 시작했다.

K리그 클래식 2연패와 국가대표팀 발탁, 영플레이어상 수상 등으로 주가를 높인 이재성을 향한 해외 클럽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재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때가 아니다고. 이재성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K리그 클래식을 압도적으로 지배한 것과 달리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2014년), 8강(2015년) 탈락을 한 강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이재성은 시즌 개막 전 목표 1순위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꼽았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해외로 떠나겠다는 것이었다. 명분은 충분했다. 이미 두 차례 K리그 클래식 무대를 정복하는데 큰 힘이 된 이재성인 만큼 전북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전북도 무조건 이적을 막겠다고 할 수 없었다. 이재성과 전북이 모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이재성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올해 초에 받은 기초군사훈련와 K리그 클래식 3연패 실패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무릎 꿇지 않았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에서 알 아인을 2-1로 꺾은 데 이어 원정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승 1무가 된 전북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실상 국내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달성했다. 이재성도 미소를 지었다. 전북의 모든 구성원이 바라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서로가 웃으면서 작별할 수 있는 명분까지 쌓은 만큼 당연했다. 그러나 전북을 바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재성을 향한 구체적인 러브콜이 들어와야 한다. 이재성도 "아직 잘 모르겠다.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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