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전부가 아니었다. 전북 현대가 엄청난 돈을 지출한 중국 슈퍼리그와 중동 구단을 넘고 한국 축구의 명성을 떨쳤다.
중국 슈퍼리그는 모기업의 엄청난 투자에 힘입어 올 시즌을 앞두고 몸집 키우기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만이 보였다면, 이제는 어떤 중국 구단들도 선수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 전 선수 영입에 지출한 돈이 유럽의 내로라하는 리그들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 그 증거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중국 슈퍼리그의 선수 영입은 맹위를 떨쳤다.
단순히 돈만 쓴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장쑤 쑤닝이 하미레스와 알렉스 테세이라를 영입했고, 상하이 상강은 헐크를 영입했다. 산둥 루넝이 그라치아노 펠레를 영입한 것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만큼 전력도 크게 상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슈퍼리그를 상대해야 할 한국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북은 개의치 않았다. 알짜 한국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와 대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모두가 걱정을 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계속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쉽지 않아 보였다. 시즌 초반 조별리그에서 장쑤를 상대할 때만 해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쑤 원정에서 2-3으로 패배했고, 홈에서는 2-2로 비겼다. 그러나 실패는 아니었다. 장쑤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과 달리 전북은 조 선두로 16강에 올랐다. 고비를 넘긴 전북은 거칠 것이 없었다. 8강에서 상하이를 만났지만 안방에서 5-0이라는 엄청난 결과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중국 슈퍼리그의 강팀들을 차례대로 격파한 한국은 동아시아 대표로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상대는 서아시아에서도 강호로 소문난 알 아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세자이자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을 구단주로 두고 있는 알 아인도 중국 슈퍼리그 못지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전북은 알 아인마저도 무릎을 꿇게 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전북은 2차전에서 1-1로 비겨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과 중동의 막강한 자본력은 분명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자본력이라는 넘을 수 없어 보였던 벽을 넘은 전북은 한국 축구의 명성을 아시아 전역에 떨치게 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