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가 너무 세서’ 전자랜드, 골대조정 해프닝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1.27 06: 28

제임스 켈리(23, 전자랜드)의 파워풀한 슬램덩크가 골대에 영향을 줬다. 
인천 전자랜드는 2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서 서울 삼성에게 66-77로 패했다. 2연패를 당한 전자랜드(6승 6패)는 5위가 됐다. 3연승의 삼성(11승 3패)은 단독 2위를 유지했다. 
전자랜드의 외국선수 제임스 켈리는 지난 23일 외삼촌이 돌아가시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그날 켈리는 KGC를 맞아 부진했다. 두 번째 아버지로 여겼던 지인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켈리는 마샬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KBL에 왔다. 해외프로리그 경험은 한국이 처음이다. 

심기일전한 켈리는 삼성전 24점을 넣었지만, 리바운드는 4개로 부진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16점, 12리바운드, 2블록슛)와 마이클 크레익(15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 두 명을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4쿼터 종료 2분 24초를 남기고 문제의 장면이 발생했다. 공을 잡은 켈리가 힘차게 슬램덩크를 꽂고 림에 매달렸다. 켈리의 체중이 실리다보니 골대 전체가 우측으로 약 10도 정도 움직였다. 켈리의 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 반면 슈터들은 림의 상태에 민감하다. 정효근이 “림이 틀어진 것 같다”고 건의하며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결국 주최 측이 림을 접어서 재조정한 뒤 7분 만에 경기가 속개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힘이 좋은 외국선수가 덩크슛을 하면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일단 림을 내려야 바퀴가 노출돼서 골대를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KBL이 사용하는 공식골대는 1톤 이상의 충격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샤킬 오닐이 와서 덩크슛을 해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KBL 관계자는 “NBA 백보드는 강화유리지만 KBL은 아크릴 재질이다. 림에 스프링이 달려 있어 휘어질 염려는 없다. KBL이 출범한 뒤 골대가 부서진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KTF에서 뛰었던 160kg의 거구 나이젤 딕슨이 왔을 때 골대를 부술 염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딕슨은 타 리그서 골대를 부쉈던 괴력자. 딕슨 역시 국내서 골대를 부수지는 못했다. 
한국농구 역사상 골대를 부순 선수가 두 명 있다. 문경은 SK 감독은 연세대시절 USC와 친선경기서 덩크슛 연습을 하다 골대를 부쉈다. 임시골대가 없어 경기자체가 취소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문 감독은 “당시 생방송이 잡혀 있었는데 골대가 부서져 취소가 됐다. 엄청 혼이 났다”고 밝힌바 있다. 
현주엽 MBC스포츠플러스 농구해설위원은 1997년 잠실에서 개최된 국가대표 대 ABC 올스타의 친선전 하프타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골대를 부쉈다. 현주엽이 리버스 덩크슛을 시도하자 유리로 된 백보드가 와장창 금이 갔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줄리어스 어빙이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현 위원은 “당시 골대를 부수고 엄청 당황했다. 홍콩에서 공수한 골대가 1억 원 상당이라고 들었다. 물어달라고 할 것 같아서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왔다”며 웃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농구골대 제작기술이 크게 발달돼 아무리 무거운 선수가 덩크슛을 해도 백보드가 부서지거나 림이 휘는 광경은 볼 수 없다. 다만 켈리처럼 골대 자체가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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