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의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은 배우 조진웅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지만 조진웅이 가진 특유의 호감형 이미지와 이를 녹인 캐릭터는 원작과는 또 다른 '하드캐리'하는 인물을 보여주고 있다.
'안투라지'가 국내 리메이크를 하면서 한국 정서와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 다소 밍밍해졌다는 반응을 얻었는데, 원작의 광팬이라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분명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달라진 점들 중 팬들의 응원을 얻고 있는 포인트 중 하나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매니지먼트 대표다. 원작에서도 드라마의 폭풍 인기를 이끈 매력적인 캐릭터다.
원작의 아리골드(제레미 피번)와 조진웅이 분한 은갑이란 인물은 미묘하지만 확실하게 다른 색깔을 지닌다. 아리골드는 정신적으로 과격한 인물로 일에 미쳐사는 워커홀릭이다. 주변인들에게 온갖 욕설과 야한 농담을 한다. 비지니스를 하면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며 쉴새없이 선악을 오간다. 그러나 아내에게는 꼼짝 못하고 화려한 연예계에서 정조(?)를 지니는 반전 면모를 지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리메이크 '안투라지' 속 은갑은 성격이 과격한 면이 있고 워커홀릭인 것은 같지만 비지니스맨 이전에 형 같고 가족같은 따뜻한 정서를 풍긴다. 이는 조진웅이란 배우 자체가 갖는 이미지의 영향이 크다.
우직하고 묵직한 조진웅 특유의 남성성과 대중이 그에게 갖는 신뢰감으로 인해 저절로 은갑을 응원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은갑이 하는 거짓말은 그렇기에 아리골드보다 절실해보이고, 아리골드의 마초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거침없는 B급 언행과 말투에 비해 은갑의 그것은 보다 구수하게 느껴진다.
이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고, 원작팬에 따라서는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진웅이 원작과는 다른 그 만의 '색깔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개는 더욱 조진웅을 응원하는 드라마의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옥앤갑 엔터테인먼트는 1세대 매니저이자 최초의 여자 매니저였던 전설적인 인물 강옥자(최명길)와 그 밑에서 성장한 김은갑이 공동으로 차린 회사. 강옥자 대표가 갑자기 회사 운영에 간섭하는 것도 모자라 옥앤갑 엔터테인먼트를 상장사에 넘기려 하자 은갑은 회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이에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런 은갑을 해고하려는 옥자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은갑이 옥자로부터 회사를 지킬 수 있을지가 드라마의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nyc@osen.co.kr
[사진] tvN, '안투라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