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선택은 이번에도 젊은 피가 될 수 있을까.
삼성은 지난 21일 두산에서 FA로 풀린 내야수 이원석을 4년 총액 27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튿날 KBO에 FA 계약이 승인됐고, 삼성은 마감일인 25일 두산에 20인 보호선수명단을 넘겼다. 두산은 28일까지 이원석의 FA 보상선수를 결정해야 한다. 보상선수를 택하지 않으면 보상금 4억5000만원을 받는다. 이원석의 보상금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두산은 보상선수를 지명할 예정.
두산이 필요한 전력은 역시 투수, 그 중에서도 불펜이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올해도 두산은 불펜이 너무 불안했다. 설상가상 정재훈의 어깨 회전근개 수술, 이용찬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현승의 FA 협상 등으로 내년 시즌 전력에 있어 변수가 너무 많다.
삼성도 이 같은 두산의 약점을 역이용해 보호선수명단을 짰을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리빌딩 체제로 들어설 삼성 역시 투수 자원이 모자란 팀이다.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최대한 묶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시 전력이지만 하향세에 접어든 베테랑 투수들이 제외됐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두산이 부족한 투수 대신 야수 쪽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 2008년 시즌 후 홍성흔이 롯데로 FA 이적했을 때 이원석을 깜짝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당시에도 두산은 투수가 부족했고, 내야수 자원이 상당히 풍부한 편이었다.
롯데도 이를 감안해 23세 젊은 내야수 이원석을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했지만, 두산이 포지션에 관계없이 실력과 가능성 위주로 이원석을 뽑았다. 당시만 해도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원석이 주전급 3루수로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하며 성공적인 선택이 됐다.
한편 두산은 2006년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투수 신재웅, 2013년 최준석의 보상선수로 투수 김수완을 지명했다. 2003년에는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베테랑 투수 문동환을 지명했지만 즉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포수 채상병을 영입했다. 2008년 이원석까지, 두산의 실질적인 FA 보상선수는 모두 만 23~24세 젊은 피였다.
두산은 늘 미래 지향적이고, 취약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FA 보상선수를 결정했다. 과연 이번에도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를 택할지, 아니면 즉시 전력 베테랑을 뽑을지 두산의 선택이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