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사드(카타르)에는 추억이 된 2011년 11월 5일. 전북 현대에는 최강희 감독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악몽이 됐다. 무려 5년을 괴롭힌 악몽이다.
결승전에서 만나는 두 팀의 목표는 같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승 트로피는 한 개다. 우승 트로피를 양분할 수 없다. 한 팀은 미소를 짓지만 한 팀은 웃을 수 없다. 한 팀은 우승 트로피를 자신들의 클럽 하우스로 들고 가겠지만, 다른 팀은 빈손으로 떠나야 한다.
26일(이하 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만나는 전북과 알 아인(UAE)도 다를 바가 없다. 한 팀은 우승의 기쁨에 눈물을 흘리겠지만, 우승을 놓친 팀은 아쉬움의 눈물을 계속 흘릴 것이 분명하다.
유리함과 불리함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1차전에서 전북이 2-1로 이겼지만, 원정 다득점 우선 규정으로 크게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알 아인이 1-0으로만 이겨도 우승 트로피는 전북을 떠나 알 아인에 향하게 된다.
그래서 전북은 조심스럽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지만 평소와 같이 모험적인 플레이는 하지 않을 전망이다. 수비를 펼칠 땐 확실하게, 역습에 나설 때는 정확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이기겠다는 것이 전북의 바람이다.
1차전에서 이겼지만 전북은 들뜨지 않았다. 당연한 우승은 없다. 주장 권순태는 "0-0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가 우승이 눈앞이라고 했던 대회서 우승을 상대 팀에 넘겨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해 준우승, 2016년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FC 서울에 패배해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마쳤다.
전북에 가장 큰 상처를 남긴 건 2011년 대회다. 최강희 감독은 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2011년 11월 5일로 기억한다"며 아직도 생생한 과거를 떠올렸다. 안방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알 사드(카타르)와 승부차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놓친 만큼 잊을 수가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에 이은 몇 년을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그 사이 A대표팀에도 다녀오고, 전북에 복귀해 2014년과 2015년 K리그 클래식 연패를 달성했지만 최강희 감독에게는 여전히 2011년의 아픔이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은 꼼꼼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준비하면서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가리지 않고 한 팀으로서 준비하고 있다. 5년이나 된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