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안투라지', 엉성한 대본..배우의 멱살을 잡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11.26 11: 25

 0%의 늪에서 벗어난 1% 턱걸이 시청률에 기뻐해야만 했다. 여느 '듣보잡' 예능이 아닌, 2016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tvN 리메이크 드라마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의 이야기다.
'안투라지'는 미국 HBO 채널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8개의 시즌이 방영되며 글로벌적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앞서 미드 '굿와이프'를 한 차례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해 호평받으며, '역시 믿고보는 채널'로 거듭난 tvN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는 분명 충격적이다.
더욱이 출연하는 배우들은 조진웅, 서강준, 이광수, 박정민, 이동휘 등이 모두 올해 크게 주목받으며 늘 이슈를 불러모았던 스타 배우임은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을 받은 연기파 배우라는 사실은 중요한 대목이다.

결국 이번 '안투라지'는 드라마가 스타 배우나 그들의 연기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없다는 것을 확연하게 보여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잘 나가는 배우들의 멱살을 오히려 엉성한 리메이크 대본이 붙들고 본 적 없는 0%대 늪으로 끌고 들어갈 모양새다.
사실 대본은 원작과 거의, 일부 대사까지 빼다 박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원작의 엄청난 19금 수위를 걱정할 단계가 아니었다. 무려 10년이나 지난 바다 건너 먼 나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야기를 2016년 대한민국의 그것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이렇게 엉성해서는 안 됐다.
변화의 속도가 어느 곳보다 빠르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이미 국내에는 모바일을 통해 초고속으로 번지는 연예계 지라시는 만연해 있다. 진실 여하를 떠나 적어도 '안투라지'보다 흥미있는 이야기가, 이미 더욱 풍성하다는 소리다. 최소한 지라시보다 재미있는, 몰랐던 연예계의 뒷이야기를, 신선하게 보여줘야만 했지만, 이는 현재의 제작진으로서는 아마도 무리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대가 너무 컸기에, 실망이 컸다고 하기에도 이제는 민망할 지경이다. 그냥 전혀 새로운 드라마라고 했더라도, 이런 실력파 배우들을 데리고, 이 정도 수준의 결과물 밖에 못 만들어냈다는 것은, 아마도 이들 제작진의 꼬리표로 들러붙을 게 확실해졌다. '안투라지'의 리메이크는, 그냥 하지 말았어야 했던 걸까. 종영까지는 아직 9회 분량이 남았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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