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병규(42)는 25일 은퇴를 발표, 17년 동안 입고 뛴 LG 유니폼과 작별을 고했다. 더 이상 선수로 뛰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함께 그는 "17년을 뛰고도 (우승) 한 번을 못해서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같이 뛴 동료들에게 그 부분에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1997년 LG에 입단해 우승에 가장 가까이 간 것은 2002년 한국시리즈다. 당시 LG는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에 대역전패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이병규는 "2002년 한국시리즈 패배"를 잊지 못하는 순간 중 하나로 꼽았다.
야구는 팀 플레이, 개인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우승은 팀 전체가 잘 해야 가능하다. LG 박용택(37) 또한 마찬가지다. 2002년 입단한 그는 15시즌을 뛰면서 2000안타를 달성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없다. 박용택이 2002년 신인 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이후 LG는 '10년 암흑기'를 겪으면서 우승에 목말라 있다.
KBO리그 2000안타를 달성한 9명의 타자들 중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메달이 없는 선수는 이병규와 박용택 단 2명이다.
우승과 인연이 없는 선수로는 한화 김태균(34)도 있다. 김태균은 2001년에 입단,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팀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화는 2008년 이후로는 9년째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기간(2010~11년)을 빼더라도 KBO리그 14시즌을 뛰고 있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00년 한화에 입단, 2010년 일본에서 한 시즌을 뛰고 KIA로 유턴한 이범호(35)도 16시즌째 뛰고 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없다.
KBO리그 통산 100승 투수(총 27명)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고 은퇴한 선수는 손민한(41)이다. 1997년 롯데에 입단한 손민한은 2009년까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13년 NC에서 재기를 시도해 지난해 11승(6패)을 거두고 은퇴했다. 15시즌을 뛰었지만 롯데의 암흑기와 맞물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도 1999년이 유일한 기록이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올해까지 24년째 우승은 남의 잔치였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 LG는 1994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22년째 우승 실패 중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