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의 픽, 잊혀지지 않는 순간 4가지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1.25 15: 56

LG 이병규(42)가 프로 20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병규는 25일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 심경을 밝혔다. 쉽지 않은 결정, 은퇴를 밝혔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20년 선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까. 미리 준비한 듯이 거침없이 4가지 장면을 꼽았다.

먼저, 1997년 신인 데뷔전 경기였다. 이병규는 "신인 때 1997년 잠실 첫 경기에서 당시 조계현 선배 공을 치고 나서 황당하게 인터뷰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당시 이병규는 해태 상대로 잠실 데뷔전을 치렀고, 선발 조계현이 등판한 경기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선배님이 다음에는 좀 더 신경써서 던져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신인의 당돌함을 넘어 버릇없는 행동에 해태 선수들이 몹시 흥분했다고 한다.
이어 두 번째로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졌을 때를 꼽았다. 2002년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는데, 삼성에 4승2패로 졌다. 마지막 6차전에서 9-6으로 앞선 9회말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다.
이병규는 2013년 10월 5일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날, 그리고 2016년 10월 8일 마지막 타석을 꼽았다. 지난 10월 8일 정규시즌 최종전 대타가 이병규의 프로 마지막 타석이 됐다. 당시 4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이병규는 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마지막 타석일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잠실구장에 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가족들이 야구장에 와서 지켜보는데,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들이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orange@osen.co.kr
[사진] 10월 8일 대타 안타를 치고 나서 교체되는 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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