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야구협회 회장 출마’ 김응룡, “룰을 지켜서 대화합 이룰 것”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6.11.25 10: 51

야구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1월 30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통합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통 야구인 출신이자 한국 야구계의 최고 지도자로 칭송 받고 있는 김응룡(76)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과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이계안(64) 전 국회의원 두 명이 후보로 등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번 통합야구협회장 선거는 표면적으로는 경기인과 정치인간의 대결구도로 짜여 졌지만 지난 3월 이후 관리단체로 전락, 표류해온 협회의 위상을 되찾고 행정 난맥상을 바로잡을 인물을 골라야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투표인단의 냉철한 판단과 선택이 중요해졌다.
통합 이전의 대한야구협회는 2009년 이후 강승규→이병석→박상희 등 전, 현직 국회의원들이 회장 자리를 맡아왔지만 정치논리로 접근, 협회 행정을 바로 잡기는커녕 기금에 손을 대는 등 문제투성이 단체로 변질되고 말았다.

게다가 박상희 전 회장이 “큰집 KBA(대한야구협회), 작은집 KBO” 타령으로 스스로 KBO와 대립각을 만들고 차단막을 세워 고립을 자초, 협회의 몰락을 재촉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마당에 초대 통합야구협회 회장은 그 같은 한랭전선을 몰아내고 KBO와의 관계를 복원,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아내야한다.
프로야구는 관중 800만 명 시대를 넘어서 활황세인데 그 뿌리가 돼야할 아마야구의 장기 침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많은 야구인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 적임자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이번 야구협회장 선거이다.
무엇보다 야구협회는 프로야구의 젖줄로서 KBO와 공조, 유기적인 협력체제로 각종 국제대회에 대처하고 야구발전을 꾀해야 마땅했지만 이병석 이후 전임 회장은 오히려 대립각을 세우며 반목을 일삼은 데다 비선, 측근 인사로 협회 조직을 사조직화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마당에 김인식 제4회 WBC 국가대표팀 감독이 중심이 된 야구인들이 들고 일어나 한국야구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응룡 야구학교장을 추대한 것은 이른바 ‘시대적인 요구’에 따른 결단으로 뜻있는 야구인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야구학교 총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노후를 보내려던 김응룡 전 사장은 그 부름에 결국 응했다. 사적인 이익추구 공간으로 변질된 야구협회의 본디 자리를 되찾아야한다는 후배들의 간청을 외면하지 못한 것이다.
김응룡 전 사장을 적극 지지하는 야구인들은 이번 기회에 행정능력과 야구 일선 현장을 두루 꿰뚫고 있는데다 곧고 청렴한 성품의 그가 아마야구의 해결사로 구원투수 노릇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2일 후보 등록에 앞서 그는 “후배 감독들이 추천을 해 고심 끝에 ‘마지막 봉사로 여겨’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룰을 지켜야 한다. 스포츠는 룰 게임이다. 안 지켜서 그렇지 규칙만 지키면 잘 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출마의 경위를 설명했다.
김응룡 전 사장은 그날 던진 출사표를 통해 “1923년 조선야구협회로 시작한 대한야구협회는 90년이 넘도록 부침을 거듭하다가 금년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관리 단체’로 회생의 발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6월 대한야구협회와 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그리고 소프트볼을 통합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만들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대한야구협회는 이미 운영비가 없어 야구 발전을 위해 어렵게 모아놓은 기금을 전용하고 있다. 야구와 무관했던 정치인들이 회장을 맡으면서 야구계가 갈등을 빚었고 이곳 저곳에서 고소 고발 사건들이 이어졌다.”고 지적하고 “고향이 북한인 실향민, 저 김응룡은 평생을 한국 야구계에서 큰 은혜와 사랑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 제가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더 이상 야구인의 손을 떠나 방치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늦은 감이 있지만 크게 반성하고 용기를 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선거에 나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김응룡 전 사장이 내건 큰 목표는 ‘한국야구계의 대화합’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와 사회인 동호인, 그리고 소프트볼, 여자야구, 심판, 더 나아가 시도협회 및 연맹, 야구팬들과 전 국민이 야구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는 “재원 마련 방안 등 꼭 지킬 수 있는 약속들만 준비해 25일 선거 운동이 공식 시작되면 발표하고 열심히 뛰겠다.”고 선언했다.
지키지도 못할 숱한 헛된 공약이 물거품이 되는 과정을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박근혜 정권의 말로에서 지켜보고 있다. 비록 작은 선거일지는 몰라도 경기단체의 일은 실천의지가 중요하고 더군다나 야구협회는 프로단체인 KBO와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야구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현실적으론 프로선수들이 참가하게 되겠지만 올림픽 운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선 이번 선거를 통해 하루빨리 통합협회 체제를 정비하고 송사 등 내부의 어지러운 일들을 정리해야한다. 선거인단이 정신 차려야 한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