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이 먼저다. 개인 타이틀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동국(전북 현대)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좌절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긴 대회다. 모두가 우승을 당연히 여겼던 지난 2011년 대회 결승전에서 알 사드(카타르)와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동시에 수상했던 이동국은 2관왕 등극에도 전혀 기뻐할 수 없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만큼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다. 5년 만에 어렵게 잡은 우승 기회라는 것. 그리고 이동국이 만 37세가 됐다는 것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젊은 선수들은 기회가 많겠지만, 나는 기회가 없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 골을 넣고 싶다.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버렸다. 5년 전에 개인 기록과 수상을 했음에도 가장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우승이 먼저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AFC 챔피언스리그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 타이틀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선발일지, 후반 교체일지 잘 모르겠다. 모두 준비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팀을 위해 뛰고 싶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동국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5년 전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기에서 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알 사드전이 떠오른다. 모두가 우승을 한다고 했다"며 "원정경기라는 변수가 있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축구란 것은 끝까지 해야 한다. 우승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국은 1차전에서 선제골을 도운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오마르는 알 아인의 주요 선수다. 모든 패스가 오마르에서 나온다. 1차전에서는 최철순이 잘 막았다. 2차전에서도 오마르가 좋은 패스를 하지 못하게 하면 (우승의) 가능성이 있다. 전반전에 나오는 기회를 살리면 알 아인도 부담을 느낄 것이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