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한국시리즈, 삼성이 SK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때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 3~5번 중심 타선에서 팀 타선을 이끌었다.
# 2013년 한국시리즈 7차전. 삼성이 4-2로 역전시킨 6회말 1사 2,3루, 박석민의 2타점 적시타 때 3루와 2루에 있던 채태인과 최형우가 나란히 홈을 밟으며 환호했다.
삼성 타선을 이끌었던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이제 남아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통합 4연패를 일군 중심 타자들이 1년 사이 모두 팀을 떠나버렸다. 삼성 타선은 커다란 변화와 위기에 직면했다.
2008년 삼성의 타선은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등 젊은 타자들에게 기회를 주며 세대 교체에 들어갔다. 군 제대 후 삼성에 재입단한 최형우,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입단해 타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채태인,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친 박석민 3명의 젊은 타자가 활기를 불어넣었다.
차츰 성장한 그들은 2011~2014년 삼성 왕조의 주역들이 됐다. 삼성은 201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2012년 이승엽이 일본에서 복귀해서는 5번 또는 6번으로 가담했고,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 여전히 팀 타선의 중심이었다.
가장 먼저 떠난 이는 박석민(31). 지난해 가을 FA 자격을 얻고는 삼성과 우선 협상에 나섰으나 서로 뜻이 맞지 않았다. 박석민은 NC와 4년 최대 94억원의 역대 FA 최고 계약을 맺고 삼성을 떠났다. 이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박석민은 삼성 구단과 팬에 작별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올해 시범경기 도중 또 한 명이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채태인(34)이 넥센 투수 김대우와 1대1 트레이드로 사자 군단을 떠났다. 1군 풀타임 첫 해 주전 1루수를 꿰찬 구자욱의 급성장으로 포지션에서 밀렸고, 삼성은 투수력을 보강하며 채태인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올 시즌 후 최형우(33)가 FA 자격을 얻었다. 일찌감치 100억대를 언급한 최형우를 제일기획 이관 후 씀씀이가 대폭 줄어든 삼성이 품기는 어려웠다. 몇 차례 협상을 했지만 난항, 결국 적극적으로 달려든 KIA가 100억원에 영입했다.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가 차례로 떠나는 데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30일 박석민이 NC로 떠났고, 올해 3월 22일 채태인이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11월 25일 최형우가 KIA와 계약했다. 역대 FA 최고 계약 1~2위 기록을 남기며 삼성 왕조와의 작별이다.
이제 삼성 타선에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 베테랑 박한이 남아 있다. 신예 구자욱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