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논란의 역사’ [진사 아듀③]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1.25 11: 00

군대 체험 예능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는 3년 6개월간 많은 재미와 감동을 안겼지만, 논란도 상당했다. 병영 문화 속 뿌리 깊게 자리잡은 가혹 행위가 사회적인 논란이 일었을 때 군대를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편집과 구성상의 실수로 인해 제작진이 사과를 하는 일도 많았다. 군대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좀 더 날선 시선 속 오해도 많아 제작진의 해명도 잦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는 오는 27일 방송되는 상남자 특집을 마지막으로 시즌 2를 마무리한다. MBC는 일단 재정비와 휴지기를 거친 후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이다. 2013년 4월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군대에서 성장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이다. 군대라는 낯설고 특수한 환경에 놓인 이들이 고난을 극복하며 보여주는 반전 매력과 돌발 상황 속 재미와 감동이 인기를 끌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는데, 인기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부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다.
# 제작진 사과의 시작, 이외수 강연 논란

이 프로그램은 시작하자마자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아빠 어디가’와 함께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대세였는데, 군대에 내던져진 스타들의 모습을 재기발랄하게 담으며 호평을 받았다. 잘나가던 ‘진짜사나이’의 첫 번째 위기는 그해 11월에 찾아왔다. 제작진은 해군 제 2함대 체험을 하면서 소설가 이외수의 강연을 마련했는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논란이 발생했다. 이외수가 2010년 천안함 사태 당시 올린 SNS에 올린 글이 뒤늦게 문제가 된 것.
제작진은 방송 여부를 두고 고심했고, 결국 편집을 하기로 했다. 당시 제작진은 OSEN에 "강연을 편집하는 것이 전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의라고 판단을 내렸다"라면서 "의도와 다르게 유가족에게 상처를 안긴 것 같아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 리얼 예능 기준에 대한 오해
2014년 1월 한 매체가 제작진이 일반 병사들을 섭외할 때 ‘오디션을 본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리얼 예능프로그램을 표방하는 ‘진짜사나이’의 진정성에 타격이 갔다. 오디션은 아무래도 일반 병사들의 외모나 말솜씨가 방송 출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시선으로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 같은 논란에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해명하며 프로그램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줄 것을 당부했다. 오디션이라고 오해를 받고 있는 일반 병사들과의 면담에 대해 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부연도 했다.
김민종 PD는 "일반 병사들의 자기소개를 듣고 간단한 질문을 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라면서 "부대 특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병사들을 선별해 특별 내무반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이는 방송 전부터 제작진이 언론을 통해 밝혔던 내용이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해당 부대로 간 후, 일반 병사들이 모여 있는 특별 내무반 생활부터는 구성 없이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 난데 없는 불똥 맞았다
2014년 여름 국민들은 군대의 그릇된 병영 문화에 분노했다.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병사가 사망에 이르면서 군대 체험 예능인 ‘진짜사나이’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일부 네티즌은 이 프로그램이 군대를 미화한다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을 펼쳤고, 그간 ‘진짜사나이’를 불편하게 봤던 또 다른 네티즌까지 가세해 프로그램이 휘청거렸다. 세월호 침몰 사고, GOP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직후에도 이 프로그램은 조심스럽게 제작을 했고 행여나 논란이 발생할까 사전에 차단하는 일이 많았기에 많은 애청자들이 이 같은 프로그램 외적인 파문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한동안 이 프로그램은 현실과 거리가 먼 군대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홍보 예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 욕받이 여군, 조교에 대한 사담 논란
‘진짜사나이’는 6개월에 한 번씩 여군 특집을 벌이며 여자들의 군 적응이라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그런데 아무래도 눈물 흘릴 일이 많은 고단한 군생활에 부적응하는 스타들이 많았다. 특히 여군들이 적응하지 못해 헤매는 모습은 일부 남성 시청자들에게 꼬투리가 잡히기 쉬웠고 여군 특집은 때마다 논란의 출연자가 나오는 이유가 됐다. 2015년 9월에 전파를 탄 3기의 경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제시가 아슬아슬한 군생활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꽤나 뜨거운 불판을 일으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군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제시의 모습은 방송 내내 화제와 논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였다.
3기의 경우 남자 조교에 대한 사담이 문제가 됐다. 특정 부위에 대한 이야기가 불편했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김 PD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출연자들이 방송에 나갈 줄 모르고 한 사담인데, 제작진이 방송에 편집까지 해서 내보낸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해당 부분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신 시청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앞으로 제작상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사과했다.
# 연이은 논란, 힘들었던 2015년 하반기
지난 해 하반기는 ‘진짜사나이’에게 위기 그 자체였다. 여군 특집 논란부터 11월 일본 군가 삽입 논란까지 있었다. 이이경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이 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제작진은 방송 직후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지체하지 않았고 빠르고 거듭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작진은 “제작진의 부주의로 부적절한 배경음악이 방송되고, 또한 배우 이이경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잠시나마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있었다”라고 알렸다.
이어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과 배우 이이경 씨, 그리고 군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 말씀 올린다”라면서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 제재인 경고 조치까지 받았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5조(윤리성) 3항과 제 19조(사생활보호) 제1항에 위배됐다는 지적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진짜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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