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국내에서 열린 시상식들에서 유독 상복과는 거리가 멀었던 영화 '곡성'과 '부산행' 등이 이번 청룡 영화제에선 제대로 일을 내게 될까.
제37회 청룡영화제는 25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시상식을 갖고 2016년 한 해를 빛냈던 작품들과 배우들을 가린다.
무엇보다 올해 치뤄졌던 각종 시상식들에서 유독 '찬밥 신세'를 당해야 했던 '곡성', '부산행' 등이 청룡영화제를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
나홍진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곡성'은 개봉과 동시에 결말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그리고 영화 자체의 내용 등이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지며 흥행에까지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곡성'을 찾아보기란 하늘에 별 따기.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한 바 있지만 특정 장르의 영화들만 후보로 선정하는 판타스틱영화제를 제외한다면 수상 결과는 그 화제성에 비해 초라할 따름이다.
하지만 제37회 청룡영화제에서는 일단 분위기는 좋다. 수많은 작품들 중 가장 많은 후보를 배출한 주인공이 된 것.
'곡성'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나홍진), 남우주연상(곽도원), 남우조연상(쿠니무라 준), 여우조연상(천우희), 신인여우상(김환희), 음악상, 미술상, 각본상, 편집상, 촬영조명상 등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곡성'만큼이나 시상식과 인연이 없었던 작품은 바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 2016년 첫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만큼 흥행에선 다른 작품들을 압도하지만 유독 시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제영화제에서는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많은 상을 휩쓸었지만 국내에선 영평상 기술상, 그리고 배우 김의성의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수상이 전부다.
제37회 청룡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조연상(김의성, 마동석), 여우조연상(정유미), 신인감독상, 미술상, 기술상, 각본상, 편집상, 촬영조명상 등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
과연 좀비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부산행'이 청룡에서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trio88@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