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충분” 최상덕 코치가 보는 SK 마운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24 13: 00

“한 달치 일정을 선수별로 다 세세하게 짜 오셨더라”
제춘모 SK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는 SK의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 투수 파트를 총괄하고 있는 최상덕 투수코치의 세밀함에 혀를 내둘렀다. 이처럼 최근 SK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최 코치는 세심하게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팀에 온 지 얼마 안 된 최 코치는 선수들의 버릇 하나하나까지 유심히 살피며 성향 파악에 힘을 쓰고 있기도 하다.
SK는 내년을 앞두고 투수코치진이 확 바뀐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어왔던 김상진 조웅천 김원형 코치가 차례로 팀을 떠났고, 대신 최상덕 코치와 트레이 힐만 감독의 복심이 될 데이브 존 코치가 합류한다. 존 코치는 내년 2월 시작될 플로리다 캠프부터 투수 파트를 총괄하게 돼 아직은 최 코치의 몫이 절대적이다. 최 코치도 새로운 투수 지도 기법을 소개하는 등 선수들로부터 조금씩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이런 최 코치가 본 SK 마운드의 첫 인상을 어떨까. 우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기대 섞인 시선을 읽을 수 있다. 가고시마 캠프에서 만난 최 코치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 중에서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은 SK 투수진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 코치는 “넥센은 제구력 위주의 선수로 드래프트를 했는데, SK는 그 반대였던 것 같다”고 차이점을 덧붙였다.
SK는 최근 드래프트에서 투수들의 하드웨어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른바 큰 그릇이 큰 재능을 담을 수 있다는 논리였는데 때문에 선수들의 구속이 입단 이후 많이 빨라진 편이다. 다만 아직 제구나 밸런스 등이 일정하지 않은 유망주들이 많다. 코칭스태프의 능력이 중요한 셈이다. 최 코치도 “일단 이번 캠프에서는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기존 폼에 대한 불안감이나 부담감을 깨주고 싶었다”고 캠프 중점 상황을 짚었다.
코치마다 각자의 지도 스타일이 있고, 외부에서 온 최 코치의 지도 스타일은 그간 SK 선수들이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 때문에 생소하기도 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가고시마 캠프의 SK 투수들은 최 코치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매우 섬세하고, 다그치지 않으신다. 다만 어떤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말씀해주시는 편”이라고 만족스러워한다. 최 코치도 “강요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설명해주는 편이다. 질문을 많이 시키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연마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체인지업은 투구 매커니즘상 선수들의 몸에 가장 무리가 덜 가는 구종이다. 구단 차원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최 코치도 이런 작업을 도우면서 선수들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지금은 선수들의 문제점을 눈으로 담으며 앞으로 보완 작업의 기초 토대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또한 내년 캠프가 예년보다 보름 늦은 2월부터 시작되는 터라 선수들의 불펜 투구 일정도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또한 최 코치의 몫이다.
최 코치의 보직은 데이브 존 메인코치를 보좌하는 1군 불펜코치. 선수들과 존 코치의 가교 임무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업무는 두 배다. 그러나 최 코치는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미국 야구 역사는 130년이나 됐다. 그쪽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든 지금의 매뉴얼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MLB나 마이너리그 매뉴얼을 옆에서 많이 봤었다. 그리고 존 코치는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다. 내가 옆에서 다 배울 수 있는 점에서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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