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 지도자상' 차지훈 감독의 눈물...'먹먹한 아쉬움'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11.24 11: 09

조금 특별한 눈물이 있었다. ‘2016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 시상식이 열린 23일의 서초 넥슨 아레나. 축하와 격려, 그리고 감사가 어울리는 자리이지만 아쉬움 가득한 눈물도 있었다.
일단, 시상식은 ‘페이커’ 이상혁이 e스포츠 대상과 함께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마무리됐다. LoL을 넘어 e스포츠 전체를 아우르는 이상혁의 영향력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지도자상을 수상한 최병훈 SK텔레콤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쌍둥이 딸 출산 소식을 알리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그런데 마냥 환호만 터트릴 수 없는 순서가 있었다. 축복 가득한 수상 소감이 이어졌지만, 스타2 종목에서는 조금 달랐다. 스타리그와 함께 스타2 e스포츠의 주축이 돼 온 프로리그가 폐지 됐다. 진에어를 제외한 모든 프로 팀들이 해체 됐다. 그런 상황에서 맞은 시상식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금까지 프로리그에서 활약해준 프로팀 감독들의 공로를 인정해 마지막 프로리그였던 ‘2016 프로리그’에 참가한 7명의 감독들에게 특별상을 전달했다. 대표로 수상 소감을 발표한 강도경 KT 감독은 “이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같이 e스포츠인으로서 함께 했으면 좋겠고, 아직 남아있는 스타2 선수들에게 좀 더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 섞인 인사말을 했다.
마음을 먹먹하게 한 수상 소감은 스타2 지도자상 부문에서도 이어졌다. 2016 프로리그 1라운드 준우승, 2라운드 우승, 3라운드 우승에 이어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던 진에어의 수장 차지훈 감독이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시상대에 오른 차지훈 감독은 “많은 스타2 팀들이 해체되고 진에어만 남아있다. 팀이 없어지고 혼자서 많은 일들을 해야 하게 된 선수들과 저와 경쟁했던 감독, 코치님들께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스타2 판에서 10년 넘게 지도자로서 달려온 차지훈 감독의 아쉬움과 걱정뿐만 아니라 스타2를 이끌었던 많은 선수, 코칭스태프들의 마음까지 대변하는 수상수감이었다.
프로리그가 폐지되면서 많은 스타2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둥지를 잃었다. 여전히 스타2 e스포츠의 유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쓰고 있는 상황이지만, e스포츠를 대표할 수 있는 프로게임단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점은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지금 가장 힘든 위치에 놓여있을 선수들이 강도경 감독의 말마따나 더 좋은 상황을 마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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