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전 드라마를 쓴 LG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마무리 발굴이다. 임정우(25)라는 젊은 마무리 투수를 성장시켰다.
지난해 후반기 필승조로 기회를 잡았고, 올해 마무리 보직을 맡아 67경기에서 3승8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마무리를 맡아 성공적인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8세이브는 시즌 2위. 역대 LG 마무리 투수 중 김용수, 이상훈, 우규민, 봉중근만이 28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임정우는 잠실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열중이다.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재충전은 했는지.
"플레이오프 끝나고 친구들 만나서 기분 전환을 좀 했다. 잠깐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
-한 시즌을 돌아보면 어땠는지. 스프링캠프 때 어떤 마음이었나.
"당시 이렇게 됐으면 하는 상상은 했는데, 잘 될까 걱정도 하고. 지금 보면 생각한 것보다 더 잘된 것 같다."
-목표가 어떤 것이었나.
"(마무리가)경쟁 구도였는데, 찬헌이형이 아파서 경쟁 구도가 없어지면서 내가 마무리를 맡게 됐다. 한 시즌을 치르는데 시작과 끝을 마무리로 시작해서 마무리로 끝내는 것이 1차 목표였다. 그 다음으로 세이브 숫자, 평균자책점, 이닝, 경기 수 등을 생각했는데, 목표보다 숫자는 더 많게 끝났다."
-패배가 많아 아쉽지 않나.
"8패를 했는데, 8패가 없었다면, 아마 잘 못했을 것 같다. 그로 인해 더 단단해졌다. 패를 많이 하면서 힘들었는데, 지나면서 경험이 되고 단단해진 것 같다."
-패전이 한꺼번에 쌓였다.(6월 7~14일 5경기에 등판해 4패 1세이브를 기록했다)
"6월인가, 한꺼번에 패가 많아졌다. 연투하면서 연패도 하고. 처음이라 경험이 없어서. 지나고 나서 조금씩 좋아졌다. 힘든 고비였는데 잘 넘긴 것 같다."
-그 고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감독님, 코치님, 주장 제국이 형, 모든 선수들이 내가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줬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게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풀타임 마무리를 하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것이 있는지.
"음,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성장한 것 같다. 한 경기 못 던지면 실망도 많이 하고, 그런 부분이 많았다. 시즌 초반까지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6월 부진을 겪고 나서는 많이 달라졌다. 1경기만 생각하고 다음날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날 못 던진 것은 그날로 잊고, 다음날 집중하는 것. 마무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을 빨리 터득한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패전이 많은 것. 그리고 승계주자 실점. 시즌 후반기 오면서 구속이 떨어진 것. 제일 아쉬운 것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블론한 것이 제일 아쉽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우리 팀이 좋은 쪽으로 갔을 것 같은데..."
-1차전 결과가 플레이오프 시리즈 전체를 결정한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팀이 잘했다. 밑에서부터 9위에서 올라가 3위로 잘 한 것 같다."
-내년에는 자신감도 더 생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금 생각하기로 내년 목표로 평균자책점을 더 낮춰야 한다. 패를 줄여 승보다 적게 하고 싶고, 세이브 숫자는 30개 이상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
-목표를 위해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할지.
"시즌 막판에 구속이 떨어져 고생했다. 아마도 체력 조절이 부족했다. 풀타임 마무리가 처음이었고, 이전에 제대로 해보지 않았으니까. 9월부터 힘들었다. 그때부터 구속이 떨어지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다.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내년 WBC 대표팀에 뽑혀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기초 운동 틀을 잡고, 보강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아마추어 때도 대표팀은 못 갔다. 첫 태극마크라 영광이다."
-투수진에서 제일 막내 아닌가. 부담은 어떤가.
"부담되는지 아닌지 아직은 모르겠다. 시간이 아직 남아서. 좋은 경험이 될 거 같다. 좋은 투수들이랑 같이 훈련하고 야구하고. 대표팀에서 어떤 보직이 될 지 모르지만 1이닝 잘 던지겠다는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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