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타고투저의 한국타자들 WBC에서 통할까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6.11.24 06: 22

2016년 KBO 리그는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에 달한 한 해였습니다. 올 시즌 팀 평균 타율은 2할9푼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40명이나 됩니다.
한국 대표팀의 타자는 양의지(두산. 타율 0.319 22 홈런)과 강민호(롯데. 0.323, 20홈런)가 포수로 나란히 발탁됐습니다. 1루수와 지명타자에는 4회 연속 선임된 베테랑 김태균(한화. 0.365, 23개)과 이대호(시애틀. 0.253, 14개, 49타점)이 뽑혔습니다.
2루수로는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정근우(한화. 0.310, 18홈런)와 서건창(넥센. 0.323, 7홈런)이, 경쟁이 가장 치열해던 3루수와 유격수에는 강정호(피츠버그. 0.253, 21홈런, 62타점), 박석민(NC. 0.307, 32홈런), 허경민(두산. 0.286, 7홈런), 김재호(두산. 0.310, 7홈런) 등이 선발됐습니다.

최정(SK. 0.288. 40홈런)과 황재균(롯데. 0.335, 27홈런)은 수비 비교에서 아쉽게 탈락됐는데 정근우가 무릎 수술을 받아 변수가 생겼습니다.
외야수로는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 0.242, 7개, 17타점)와 김현수(볼티모어. 0.302, 6홈런, 22타점)를 비롯하여 톱타자 이용규(한화. 0.352, 3홈런)와  민병헌(두산. 0.325, 16개), 올시즌 KBO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형우(삼성. 0.376, 31홈런)가 선임됐습니다.
국내 타자 11명의 타율 평균이 무려 3할2푼7리나 됩니다. 그러나 국내 투수들의 수준이 타자들에 비해 낮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대표팀 타자들의 방망이가 WBC에 나가서 얼마나 잘 때려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리고 내년 3월에 만나는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대만의 투수와 타자와 경쟁에서 우리가 이겨나갈 지도 불투명합니다.
네덜란드는 2013년 본선 1라운드에 만나 우리가 5-0 영봉패해 본선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이번의 네덜란드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일본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승부치기에서 패한 것이고 강력한 타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켄리 젠슨(LA 다저스), 잰더 보가츠(보스턴),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쥬릭슨 프로파(텍사스)만이 메이저리거로서는 유일하게 출전했습니다.
강속구 마무리 투수 젠슨은 다저스에서 FA가 돼 마이애미나 뉴욕 메츠로 옮길 것으로 보여 합류가 미지수인데 메이저리거 타자 몇 명이 가세하면 3년전보다 훨씬 강한 팀이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의 제이슨 마퀴와 타선에는 30홈런 경험이 있는 아이크 데이비스(뉴욕 양키스),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토론토) 등의 합류가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 작 피더슨(LA 다저스)과 메이저리그 강타자 중 한 명인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도 합류할 수 있어 예상보다 강해질 게 틀림없습니다.
대만은 메이저리그 투수 출신이 다수 빠져 마운드는 약하지만 타선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3년전 대회에서 우리는 대만에 3-2로 신승했습니다.
이번 고척돔구장에서 열리는 1차 라운드에서 4개국 중 2위 안에 들면 일본 도쿄돔구장으로 가서 일본 등과 맞붙는데 일본은 어려운 상대입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22. 니혼햄)는 멕시코와 네달란드와 평가전에서 멀티 히트에 홈런도 날렸지만 본선 2라운드에서는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타니는 올해 일본리그에서 투수로 21경기에 등판해 10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타자로는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 22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올해 최고시속 163㎞를 뿌린 선수입니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꽉 차게 들어오는 160㎞ 안팎의 강속구와 140㎞대 중반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린 포크볼은 공략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 타자들이 이제까지 WBC 대회와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강속구와 변화구가 좋은 투수를 상대로 얼마나 잘 때릴 지, 투수들은 강타자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할 지 한국야구의 수준이 드러날 것입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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