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강속구' 레나도, 제2의 밴덴헐크 될 수 있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23 13: 00

밴덴헐크의 그림자를 지울 것인가.
삼성이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우완 앤서니 레나도(27)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5만 달러로 총액 105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을 했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4명이 도합 6승을 거두는 데 그친 삼성은 레나도에게서 '제2의 릭 밴덴헐크'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9순위로 보스턴에 지명된 레나도는 2014년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옮기며 3시즌 통산 20경기(14선발) 5승5패 평균자책점 7.01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9경기(5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9.48.

메이저리그에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해 트리플A에선 19경기 7승6패 평균자책점 3.19로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트리플A 4시즌 통산 성적도 70경기(69선발) 31승17패 평균자책점 3.72. 선발투수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2012년 사타구니 통증으로 두 달 쉰 것을 제외하면 큰 부상 없이 최근 4년간 매년 25경기-13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보였다.
204cm, 108kg으로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레나도의 외형은 198cm, 104kg 밴덴헐크를 연상시킨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91.3마일(147km)로 미국 시절 91.9마일(148km)을 던졌던 밴덴헐크와 비슷하다. 장신에서 내리 꽂는 파워피처란 점에서 여러모로 닮았다. 최고 구속은 레나도가 150km 안팎으로 한국에 오기 전부터 최고 155km까지 뿌렸던 밴덴헐크에 비해선 조금 떨어진다.
주무기도 다르다. 밴덴크가 강력한 패스트볼에 고속 슬라이더 조합으로 힘의 투구를 펼쳤다면, 레나도는 패스트볼 다음으로 커브 구사율이 높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레나도는 패스트볼(61.6%)-커브(23.1%)-체인지업(8.4%)-슬라이더(6.9%) 순으로 구사했다. 커브 평균 구속은 78.7마일로 약 127km. 140km대 패스트볼과 120km대 커브로 완급 조절을 할 줄 아는 유형이다.
트리플A 통산 성적을 기준으로 할 때 9이닝당 볼넷은 레나도와 밴덴헐크 모두 2.8개로 같다. 9이닝당 탈삼진은 밴덴헐크가 7.4개, 레나도가 6.9개로 비슷하다. 레나도의 전체적인 투구 스타일이나 기록을 보면 한국에 오기 전 밴덴헐크와 흡사한 부분이 많다. 밴덴헐크 역시 메이저리그에선 성공하지 못했지만 트리플A에서는 3점대(3.74) 평균자책점의 붙박이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관건은 역시 적응력이다. 레나도는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메이저리그에서 0.62, 마이너리그에서 0.83으로 뜬공 유형의 투수. 타자 친화적이고 홈런이 많은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에 맞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올해 트리플A에선 땅볼/뜬공 비율이 1.02로 처음으로 뜬공보다 땅볼 아웃이 많은 시즌을 보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밴덴헐크는 2013년 데뷔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2군에서 크로스 스탠스를 오픈 스탠스로 바꾸며 팔각도를 높인 뒤 몰라보게 달라졌다. 구속과 구위 모두 상승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 레나도 역시 메이저리그에선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좋은 체격과 구속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 결국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내년 만 28세가 되는 레나도의 나이는 2013년 밴덴헐크가 삼성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같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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