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데도 잘 소화하고 있다".
KIA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가 막바지에 이르는 가운데 궁금증을 일으키는 선수가 있다. 25홈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김주형의 성공 가능성이다. 김기태 감독과 박흥-쇼다 고조 타격코치까지 가세해 김주형을 확실한 장거리형 타자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우선 김기태 감독이 좋은 평점을 내린 것은 열성적인 태도이다. 김기태 감독은 "데뷔 이후 가장 힘든 훈련일정인데도 아프지 않고 모두 소화하고 있다. 매일 라이브배팅을 40분씩 한다. 실전배팅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힘들 것이다. 다른 타격훈련까지 하는데도 내색하지 않고 잘 소화하고 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일과 시간 대부분을 타격 훈련에 올인하고 있다. 오전에 러닝과 스트레칭 이후 곧바로 타격훈련에 돌입한다. 이어 연습경기가 있는 날을 제외하면 라이브배팅에 참가한다. 김기태 감독이 직접 관찰하면서 2명의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김주형을 상대하도록 한다.
이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다. 다양한 코스와 다양한 구질을 던지게 하면서 김주형이 익히고 있는 타격기술을 접목토록하고 있다. 몸쪽 볼에 대한 대처 요령, 바깥쪽 볼에 대해 의식적인 타격을 한다. 손목을 이용한 짧고 빠른 스윙을 한다. 다양한 도구도 이용하는데 몸이 앞으로 빠지지 않도록 빗자루를 왼쪽 발에 대놓고 타격훈련도 한다.
프리배팅과 다른 집중력이 필요하다. 투수들이 전력투구를 하는 1구 1구에 집중력을 갖고 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오후에도 세부적인 타격훈련은 계속된다. 훈련이 끝나면 녹초가 된다. 새로운 타격폼을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집중훈련밖에 없다는 점에서 마무리 훈련이 끝날때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타구의 방향이 다양해졌고 타구의 질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1~2월 스프링캠프에서 김주형과 처음으로 훈련을 함께했고 가능성을 발견했다. 박흥식 코치와 함께 김주형 키우기에 나섰고 올해 19홈런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바깥쪽 공략법이 더해지면 5~6개의 홈런을 충분히 추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는 쇼다코치까지 가세해 프로젝트에 나섰고 매일 김주형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김주형도 김 감독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솔직히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다. 감독님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내년을 야구인생의 가장 중요한 해라고 생각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김 감독은 LG 시절에도 정의윤과 박병호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이런 식으로 정의윤과 박병호를 지도했었다. 정의윤은 잘 소화했고 박병호는 한참 진행중이었는데 이적했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본인들의 노력까지 힘입어 간판타자로 성장했다. 김주형의 프로젝트가 성공 예감을 주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